김동수의 ‘나눔 톡톡’>어떤 얼굴로 살 것인가?
김동수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혈액원 원장
입력 : 2025. 03. 25(화) 17:53
김동수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혈액원 원장
넷플릭스의 ‘버진 리버’는 캘리포니아의 외딴 마을에서 벌어지는 일상사를 다룬 인기 드라마다. 이 드라마는 마을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사고, 재난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마을 사람들의 갈등과 협력을 그리고 있다. 그중에 단연 여주인공인 멜의 역할이 돋보인다. 그녀는 간호사로 환자를 대하는 데 있어 인정미가 넘치고 자기희생적이다. 그녀의 얼굴에 드러난 진심 어린 미소와 행동은 정말로 아름답고 감동적이었다.

여러분도 사람을 만날 때 이런 느낌을 가진 적이 있을 것이다. 좋은 인상을 가진 사람들이다. 아름다운 외모와는 또 다르게 느껴지는 선한 얼굴이다.

우리나라는 일찍이 외모지상주의가 세계 제일의 수준이다. 성형시술 및 수술 실력이 뛰어나 외국에서 사람들이 몰려들 정도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주변에서 눈썹 문신이나 네일 아트를 하는 가게가 곳곳에 눈에 띌 정도다. 자기 외모를 가꾸는 이런 현상을 비판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고 자신을 가꾸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와 더불어 내적 아름다움을 가꾸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자신의 일상에서 진정한 아름다움을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다.

내적 아름다움을 가꾼다는 것은 선한 마음을 일구는 일일 것이다. 예로부터 얼굴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얼굴은 인생의 이력서라고도 한다.

“관상은 골상에서 오고, 골상은 심상에서 나온다.” 골상은 얼굴의 형태로 타고난 부분이지만, 그것을 어떻게 쓰고 다듬는가는 철저히 개인의 삶과 태도에 달려 있다. 그래서 화를 자주 내거나 부정적인 감정을 내면 찌푸린 표정과 굳은 근육을 가지게 되며, 마음을 따뜻하고 온화하게 가지면 얼굴선이 부드러워진다고 한다. 이렇듯 타고난 관상이 제아무리 뛰어나도 마음의 상은 따라갈 수 없다.

또한 “마흔 이후에는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링컨은 말했다. 젊은 시절의 얼굴은 부모에게 물려받는 유전의 결과라면, 중년 이후의 얼굴은 자신이 살아온 인생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우리는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면 자기 얼굴에 책임지며 따뜻한 마음의 상은 어떻게 가꿀 것인가.

우리 판소리극 흥부전에서 욕심 많은 놀부의 인상은 고약하고, 베풀 줄 아는 흥부의 인상은 착하고 선하게 그려진다. 이 극은 탐욕보다 베풂을 통해 모두가 행복할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우리의 현대사는 근면과 성실로 전쟁과 가난을 극복하고 역사상 유례없는 발전을 이루었다. 그 부작용으로 권력이나 부에 대한 욕심이 가득하다. 그 잔재가 지금도 우리의 얼굴을 일그러지게 한다.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에서 “스파르타인들의 삶이 편안했던 것은 바라는 바가 소박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바라는 바가 크기 때문에 불만족스러운 모습들이 많다. 바라는 바를 조금 줄이고 나눈다면 엔도르핀이 정상치의 3배 이상 분비되어 몸과 마음에 활력이 넘칠 것이다. 나눔은 마음을 가꾸는 지름길이다.

‘욕심 많은 고약한 얼굴로 살 것인가?’ 아니면 ‘주는 기쁨으로 마음씨 좋은 얼굴로 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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