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티켓 온라인 중고거래 사기·암표 ‘기승’
송금 후 아이디·계좌정보 사라져
‘웃돈’ 암표 거래도 돈 받고 잠적
광주 17건…최대 피해액 40만원
경찰, 전국 무대 사기 검거 어려움
입력 : 2025. 03. 25(화) 18:47
한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KIA 타이거즈의 경기 티켓 구매 요청 글이 올라와 있다. 온라인 플랫폼 캡쳐
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광팬인 A군(25)과 친구 2명은 지난 주말인 22일, 취업 공부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야구 개막전 티켓을 예매하려 했다. 저렴한 가격에 좋은 좌석을 구하기 위해 중고거래 사이트를 찾던 중, 3인 특별석인 중앙테이블석이 6만원에 판매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자주 이용하던 거래 사이트였기에 의심 없이 판매자와 계좌 거래를 진행했고, 돈을 송금했다. 그러나 송금 직후 판매자의 아이디와 계좌 정보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결국 A군 일행은 티켓도 받지 못한 채 6만원을 날리고 말았다.

지난 22일 프로야구가 일제히 개막한 가운데 온라인 상의 티켓 매매 사기와 암표 거래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광주경찰 등에 따르면 프로야구 개막을 앞둔 지난 17일부터 24일까지 온라인 티켓 매매 사기 신고 건수가 총 17건으로 접수됐다.

온라인 티켓 매매 사기의 유형은 A군 처럼 구매자가 대포 계좌로 돈을 보내놓고 티켓을 못 받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웃돈을 주고서라도 암표를 구입하려는 구매자를 노린 사기 사건도 상당수 포함됐다. 주로 피해자들은 중고거래 온라인 플랫폼인 당근마켓과 소셜미디어(SNS)인 트위터, 스레드 등에서 정가보다 높은 가격에라도 야구 티켓을 구입하려고 했다. 이러한 심리를 악용한 사기범들은 돈만 송금 받고 표를 보내지 않고 잠적했다. 피해 금액은 적게는 22만원부터 40만원 선까지 다양했다.

경찰은 암표 사기 용의자를 잡는 데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전 국민이 거래하는 프로야구 티켓 거래라는 특성상 계좌·연락처를 추적해 병합 수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광주에서 피해가 접수된 건이라 해도 다른 지역에서 판매되기 때문에 종합적인 수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일에는 경찰이 매크로 프로그램(정보 통신망에 지정된 명령을 자동으로 반복 입력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암표를 판매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위반·공연법위반)로 30대 A씨 등 일당 3명을 검찰에 송치하기도 했다.

이들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지난해 포스트시즌 입장권과 유명 트로트 가수 콘서트 입장권 등 암표 총 229매를 판매해 69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협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에는 사기 피해 등을 방지하기 위해 중고거래 플랫폼을 이용해 거래자들끼리 직접 만나 현장 거래하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암표 거래의 경우 불법이기 때문에 대면 거래를 꺼리는 특성 탓에 비대면 거래 및 계좌이체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피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암표는 사지도 팔지도 않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유철 기자 yoocheol.jeong@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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