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특수 노린다”… 청과점도 카페도 ‘붕어빵’ 판매
가게 한켠에 기계 설치 ‘한철 장사’
상가 자리 대여 찾는 게시글 증가
팥 가격 등 폭등 “이윤 없어” 우려
“초기비용 등 고려해 신중히 결정”
입력 : 2024. 10. 15(화) 18:28
부쩍 추워진 날씨에 오뎅·호떡·붕어빵 등 겨울철 인기 간식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 커뮤니티에 붕어빵 장사를 시작하려 한다며 관련 업체를 찾거나 카페 등 상가 자리를 1평 정도 대여해달라는 게시글이 올라와 있다.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와 중고거래플랫폼 ‘당근마켓’ 캡쳐
부쩍 추워진 날씨에 오뎅·호떡·붕어빵 등 겨울철 인기 간식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관련 장사를 시작해 매출 상승을 노려보려는 상인들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광주 동구의 한 카페에서 붕어빵을 판매하고 있는 모습.
부쩍 추워진 날씨에 오뎅·호떡·붕어빵 등 겨울철 인기 간식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관련 장사를 시작해 매출 상승을 노려보려는 상인들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붕어빵 체인점 업체에서 기계 등을 대여해 ‘한철 장사’를 시작할 뿐만 아니라 기존에 운영하던 가게 한편에 붕어빵 판매 공간을 마련해 추가 메뉴로 판매하는 등 경기 불황에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식자재비 폭등으로 ‘이윤을 남기기 어렵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15일 오후 광주 동구 일대를 둘러본 결과, 카페·청과점·편의점 등이 가게 한 쪽에 공간을 마련해 겨울 간식을 판매하고 있는 모습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었다. 기존에 하던 장사로는 가게 운영 및 생활비 마련에 어려움이 있어 어떻게든 매출을 올리기 위해 붕어빵 장사를 시작한 것이다.

조선대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최모(27)씨는 카페 내부에 기계를 들여와 추가 메뉴로 붕어빵을 출시했다.

최씨는 “카페 오픈 이후 매출을 올릴 방법을 고민하다가 2년 전쯤 붕어빵 장사를 시작하게 됐다. 조금이나마 이윤을 남기기 위한 목적이었으나 팥 등 재룟값이 너무 올라 현재는 부가적으로 돈을 번다는 느낌은 없는 것 같다”며 “붕어빵은 ‘저렴한 간식’이라는 인식 때문에 함부로 가격을 올릴 수도 없다. 붕어빵을 구매하기 위해 카페를 찾는 손님이 늘어난다는 장점은 있다”고 말했다.

가게 앞에 천막을 쳐 붕어빵 판매 공간을 마련한 청과점 업주 황모씨의 사정도 비슷했다. 황씨는 “3~4년 전까지는 붕어빵 장사로 매출을 꽤 올렸는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고물가·경기침체가 장기화되다 보니 예년만큼의 이득은 없는 듯하다”며 “조금이라도 더 벌어보고자 올해도 붕어빵 판매를 시작했는데 식자재비 등을 제외하면 이윤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포기할 수 없어 장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 붕어빵 주재료로 사용되는 팥·밀가루 등의 가격은 예년에 비해 폭등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붉은 팥(수입) 40㎏의 올해 평균 중도매 가격은 27만3624원으로, 지난 2020년(18만8559원)과 비교해 무려 45.11% 올랐다. 평년 가격인 23만3132원과 비교하면 17.37% 상승했다. 팥 가격은 지난 2020년 11월 단위 당 월평균 가격 20만원을 넘어선 이후 △2021년 24만4979원 △2022년 26만6113원 △2023년 27만3527원으로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27만3527원)와 비교하면 0.04% 오르며 보합세를 보였지만, 팥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난 4일 기준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곰표 밀가루 중력다목적용(1kg)의 평균 가격은 1720원으로, 2020년 10월 말(1337원)보다 28.65% 증가했다.

가스 가격 인상 또한 상인들을 시름케 한다. 한국LPG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LPG 단가는 지난달 기준 ℓ당 1017원으로 전년 동월(895원)보다 13.63% 인상됐다.

‘붕어빵 특수’를 기대하며 한철 장사에 뛰어들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와 중고거래플랫폼 ‘당근마켓’ 등에서는 ‘붕어빵 장사를 시작하려 한다’며 관련 업체를 찾거나 카페 등 상가 자리를 1평 정도 대여해달라는 게시글을 발견할 수 있었다. 11월도 되지 않아 급격하게 추워진 날씨에 ‘붕어빵 특수’를 노리며 발 빠르게 좋은 위치를 선점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붕어빵 장사를 시작한다며 조언을 구하는 한 게시글에는 ‘잘 되는 곳은 몇백만원 벌지만, 그건 특수한 경우’, ‘마진이 생각보다 많이 남지 않는다’, ‘맛·재료 등에서 차별성이 있어야 한다’ 등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광주의 한 붕어빵 체인점 업체 관계자는 “타 업종 창업에 비해 초기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편은 아니지만 장사를 시작하는 만큼 준비해야 할 것이 많다. 운영 비용이나 식자재비가 꽤 나와 놀라는 사람들도 있다. 쉽게 돈을 벌 수 있을 거라고 여기는 경우도 있는데 몸도 마음도 힘든 일이다. 호기롭게 시작했다가 장사를 접는 사람도 종종 있다”며 “업체에서 기계 등을 대여해 시작하고자 한다면 원하는 위치나 조건 등을 잘 따져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다운 기자 dawoon.na@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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