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교향곡으로 '기억의 책임'을 묻다
광주시향 395회 정기연주회 '형제들'
내달 30일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
5·18 민주화운동 45주년 기념음악회
입력 : 2025. 04. 23(수) 16:23
광주시립교향악단(광주시향)은 오는 5월30일 오후 7시30분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395회 정기연주회 ‘형제들’을 개최한다. 광주예술의전당 제공
광주시립교향악단(광주시향)은 1980년 5월 희생된 광주시민들의 숭고한 연대를 상징하는 무대를 선보인다. 오는 5월30일 오후 7시30분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395회 정기연주회 ‘형제들’을 개최한다.

이번 연주회의 부제 ‘형제들’은 민주와 자유, 인간 존엄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나섰던 시민들을 상징한다. 서로에게 방패가 돼 어깨를 나란히 한 그 순간들은 혈연 이상의 끈끈한 ‘시민의 형제애’로 기억된다. 광주시향은 음악이라는 언어로 형제애와 저항의 서사를 풀어낼 예정이다.

무대의 문을 여는 작품은 에스토니아 출신 작곡가 아르보 패르트(Arvo Part)의 형제들(Fratres)이다. 패르트 특유의 틴티나불리(tintinnabuli) 기법을 통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내면의 울림과 영적 연대를 형상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어 브루크너의 교향곡 제9번 D단조가 연주된다. 인간의 고통과 구원, 삶과 죽음이라는 거대한 주제를 장대한 오케스트라 언어로 풀어낸 이 작품은 미완이지만 오히려 그 미완성의 형식이 인간 존재의 유한함과 구원에 대한 갈망을 부각한다는 평가다.

또한 브루크너 교향곡 9번은 역사적 상처를 마주하며 동시에 그 너머의 치유를 모색하는 광주의 현재와 맞닿는다. 비록 미완이지만 그 마무리를 청중의 해석에 맡기며 살아남은 자들의 몫으로 남은 오월광주에 대한 ‘기억의 책임’을 암묵적으로 요청한다.

공연의 지휘는 이병욱 광주시향 예술감독이 맡는다.

예매는 광주예술의전당 홈페이지와 티켓링크에서 할 수 있다. 초등학생부터 입장할 수 있으며 입장권은 R석 3만원, S석 2만원, A석 1만원.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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