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호남홀대론 인정… 혁신·변화 보여주겠다”
민주, 영광서 첫 현장 최고위 개최
재선거 후보 정책협약…유세 지원
“윤 정권 2차 경고…정치역량 집중”
혁신당에 “민주 경쟁 벗어나” 비판
입력 : 2024. 09. 23(월) 18:26
장세일 더불어민주당 영광군수 후보(왼쪽부터)와 조상래 더불어민주당 곡성군수 후보가 23일 민주당 영광군수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영광 현장 최고위원회의 및 영광·곡성 정책협약식’에서 윤리강령 서약서에 서명 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나건호 기자
10·16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호남을 둘러싼 야권 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영광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호남대전’에 본격 나섰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23일 장세일 영광군수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현장 최고위를 개최했다. 영광은 이번 재선거에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초접전을 벌이는 곳으로, 민주당은 재보선 선거구(곡성·부산 금정구·인천 강화) 가운데 영광에서 ‘첫 최고위’를 열며 집중 공세를 예고했다. 이 대표가 영광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민주당은 전남에 지역구를 둔 의원 10명 전원과 정기호 전 영광군수를 지역 선대위로 꾸리는 등 영광·곡성군수 재선거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현장 최고위 회의에서 “(이번 선거가) 작은 국지전 이지만, 윤석열 정권에 주는 ‘국민의 2차경고’ 성격을 갖고 있다”며 “민주당이 장기적으로 집권하고 있는 곳은 지자체조차 다르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윤 정권에는 ‘선거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불거진 민주당의 ‘호남홀대론’에 대해서는 “인정한다. 그간 압도적 지지를 보여준 호남에 (당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못한 것에 사과드린다”며 “이번에는 변화·혁신으로 ‘다름’을 보이겠다. 전군민 연간 100만원 기본소득 지원을 약속한다. 지역화폐를 이용해 지역 경제도 살고 군민 생활 여건도 상승시키겠다. 모든 정치적 역량을 쏟겠다”고 밝혔다.

최근 ‘호남 월세살이’를 하며 지역 표심 다지기에 나선 조국혁신당에 대한 견제도 이어갔다.

이 대표는 민주당 탈당 후 혁신당 후보로 출마한 장현 후보를 겨냥해 “경선 과정에서 ‘선출될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당에서 정한 민주 경쟁을 벗어난 것에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이런 방법으로는 건강한 민주주의가 정착될 수 없다. 군민들께서 현명한 판단을 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주철현 최고위원(전남도당위원장)도 “선거 때만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철새 후보가 영광 후보로 나설 자격은 없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장세일 영광군수 후보와 함께 시장 상인을 만나 안부 인사를 전하고 있다. 정성현 기자
이후 민주당은 영광·곡성 후보자 윤리서약식 및 정책협약식을 진행한 뒤, 후보자 유세운동에 나섰다. 이 대표는 장세일 영광군수 후보, 조상래 곡성군수 후보와 함께 영광터미널시장 등에서 군민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지역민들은 이들에게 음료수를 건네거나 사진을 요청하기도 했으며, 광주와 순천 등 각지에서 찾아온 지지자들도 많았다.

노점상을 운영하는 박옥순(82)씨는 “80년 인생 동안 군수선거 한다고 당 대표가 내려온 적은 처음”이라며 “TV에서 보던 이재명 이미지 그대로다. ‘얼마나 힘드냐’고 물어봐주는데 이번엔 뭔가 달라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국적으로 (재선거가) 큰 이슈가 됐는데, 이번 군수는 ‘군정 하나만 바라보는 진중한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여론조사에서 밀리니 찾아왔다’며 씁쓸함을 표하는 이들도 있었다. 70대 이모씨는 “조국혁신당에 뒤지니 이제서야 왔다. 조국 대표는 추석 전·후로 이미 4~5차례 영광을 찾았다”며 “‘당연히 당선될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을 버려야 한다. 진작 잘했으면 (혁신당에) 밀릴 이유가 있었을까”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24일 곡성에서, 25일에는 부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고 표심 얻기에 집중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재선거에 ‘올인’한 조국혁신당도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민주당을 위한 ‘5분 대기조’가 될 생각이 없다”며 “재선거를 통해 ‘지역 기반 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광주지역 한 더불어민주당원이 이재명 당대표와 장세일 영광군수 후보 지지를 위해 이른 아침부터 찾아와 응원하고 있다. 정성현 기자
정성현 기자 sunghyun.jung@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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