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스 아메리카나 시대가 저문다…편파 중독외교 시험대
[신간]왜 미국은 이스라엘 편에 서는가
존 J. 미어샤이머, 스티븐 M. 월트│CRETA│2만4000원
입력 : 2024. 10. 24(목) 14:38
왜 미국은 이스라엘 편에 서는가.
미국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경제·문화·국제정세 등 각 분야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으로 전 세계를 주물렀다. 강력한 국방력과 경제력을 등에 업고 초강대국으로 군림하고 있지만 ‘자유’의 나라로도 손꼽힌다. 하지만 이런 미국도 ‘이스라엘 로비’로부터는 자유롭지 못하다고 직격하는 책이 출간했다.

이스라엘과 중동 국가들의 충돌이 격화되고 미국 대선이 2주 앞으로 다가온 시점, 미국의 국제적 리더십은 그 어느 때보다 흔들리고 있다. 국제정치학자 존 J. 미어샤이머와 동맹이론의 대가 스티븐 M. 월트가 공동 저술한 작품은 미국의 편파적인 중동 정책이 자국에 전략적 재앙을 안긴 것은 물론 동맹국들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주장한다. 이스라엘을 예외적으로 지원해 논란을 가중시키는 ‘이중 충성’도 문제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다.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발발한 지 1년이 지났지만, 미국은 여전히 낙관적인 태도로 전쟁을 방관하고 있다고 설파한다. 이스라엘의 이러한 일방적인 군사적 행동이 미국에 이득이 없다며 외교 정책에 대한 경각심을 요구한다.

미국은 과거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이스라엘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냉전이 종식된 지 30년이 훌쩍 지난 현재도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는 굳건하다. 저자들은 전략적 이익도, 도덕적 당위도 미국이 이스라엘에 무제한적인 지원을 지속하는 이유가 되지 못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엘리트 계층·로비의 힘 때문에 이러한 주장은 무마되고 만다. 로비는 미국 외교 정책은 물론 행정부 등 여러 부처에 영향을 끼친다.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의 휴전 요구를 지속 거부하고 중동을 상대로 군사적 공격을 강행하고 있는 지금 필요한 것은 로비의 영향에 대한 솔직하고 냉철한 토론이다. 공개적 논쟁과 광범위한 미디어 활동이 이뤄질 때, 비로소 미국-이스라엘 관계의 문제들이 명확히 드러날 것이다.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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