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차 막내’ 곽도규, KS 폭풍의 중심에 섰다
1·2차전에서 2이닝 퍼펙트
좌완 불펜 0순위 자원 우뚝
“모든 경기 던질 준비 완료”
입력 : 2024. 10. 24(목) 16:13
KIA타이거즈 곽도규가 지난 23일 오후 6시30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라이온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 2차전 8회초 수비를 삼자범퇴로 막아낸 뒤 관중석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고 있다. 뉴시스
“Hey, come on let us. Running through the storm. Sky is the limit. We march and break the wall.(우리 함께 폭풍우를 뚫고 달리자. 한계는 없어. 우리는 벽을 깨고 나아갈 거야.)” -WOODZ(우즈)의 ‘Dirt on my leather’ 중에서.

폭풍우와도 같은 위기의 중심에는 언제나 그가 있었다. 프로 2년 차, KIA타이거즈에서 이번 한국시리즈 엔트리 막내임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등장곡에 걸맞은 배짱과 활약을 보여준 곽도규였다.

곽도규는 지난 23일 오후 4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재개된 삼성라이온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 1차전 서스펜디드 게임 0-1로 뒤진 7회초 2사 2루에서 구원 등판해 1.1이닝을 막아내며 승리 투수가 됐다.

이어 오후 6시30분 열린 2차전에서는 7-2로 앞선 8회초 1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0.2이닝을 소화하며 리드를 지켜냈다. 두 경기에 모두 올라 2이닝을 일체의 출루 없이 퍼펙트로 막아낸 것.

곽도규는 이날 2차전이 종료된 후 인터뷰를 통해 “생각보다 긴장이 별로 안 됐다. 외부적인 방해 요소들이 많을 것 같아 공 한 개 한 개에 더 집중하려 했다”며 “한국시리즈나 더블헤더라는 생각을 안 하려고 했다. 다른 경기와 똑같은 평범한 마음가짐으로 평소 하던 대로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곽도규는 이날 1차전 서스펜디드 게임 첫 투수 후보군으로 꼽혔다. 하지만 이범호 감독은 다음 위기 상황이었던 7회초에서 곽도규를 택했고, 그는 르윈 디아즈를 루킹 삼구 삼진으로 잡은 뒤 펄쩍 뛰어올랐다. 또 8회초에는 박병호에게 플라이를 유도하며 삼자범퇴를 만든 뒤 관중석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그는 “(전)상현이 형이 6회초를 잘 막아주면서 저도 뒤에서 흐름을 따라 잘 던질 수 있었다”며 “세리머니를 하고 싶은 건 아니었다. 투 아웃에서 뜬공이 나오면 타구를 예측해서 미리 더그아웃으로 가는 습관이 있는데 맞았을 때부터 플라이로 느껴져서 어린애처럼 해맑게 뛰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곽도규가 이날 두 경기를 연투하며 위력을 펼칠 수 있었던 데는 그의 등장곡인 WOODZ(우즈)의 ‘Dirt on my leather’도 도움을 줬다. 항상 등장곡을 들으며 마인드를 컨트롤했던 그가 이날은 평소보다 더 길게 울려 퍼진 리듬을 들으며 자신감을 더 강하게 할 수 있었다.

그는 “진다는 생각이 전혀 안 들었다. 타자들이 정말 좋다는 걸 알기 때문에 투수들은 자기들이 던지는 이닝에만 집중하면 된다고 생각했다”며 “오늘은 등장곡을 길게 틀어줬던 부분도 승리 요소가 됐다. 어떤 상황에서 올라가도 자신 있고, 위기 상황에서 막았을 때 더 재밌으니 3차전과 4차전도 최선을 다해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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