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수 재선거 주목…민주·혁신당 ‘호남 쟁탈전’
지방선거·대선주자 구도에 영향
이재명, 현장 최고위원회의 주재
조국, ‘월세살이’ 바닥 표심 다져
양당 지도부 총출동해 당력 집중
입력 : 2024. 09. 22(일) 17:55
더불어민주당 영광지역위원회는 지난 21일 이개호 의원 사무실에서 ‘장세일 영광군수 후보 원팀 결의회’를 갖고 공식 지원에 나섰다. 독자 제공
오는 10월 16일 치러지는 영광군수 재선거가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22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돌풍을 일으키며 원내 제3당으로 올라선 조국혁신당이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 한판 승부에 나서면서다. 조국혁신당이 이번 호남지역 재선거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이끌어 낸다면 2026년 지방선거의 판도가 요동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재명 2기 체제 출범 과정에서 불거진 민주당의 ‘호남 홀대론’까지 맞물리면서 이번 재선거가 호남 정치 지형 변화의 변곡점이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22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10·16 재보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혁신당이 영광과 곡성 등 2곳의 기초단체장을 뽑는 전남지역 재선거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영광군수 재선거에는 양 당 대표 등 지도부가 총출동해 직접 현장을 챙기면서 선거판이 커지고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2년후 치러질 지방선거는 물론 차기 대선주자 구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일찍부터 양 당간 사활을 건 자존심 대결이 펼쳐지고 있다.

조국 대표 등 혁신당 당 지도부가 영광 재선거에 올인한 가운데 민주당도 이재명 대표 등 당 지도부를 비롯해 이 대표의 호남 참모격인 영광 출신 강위원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상임대표까지 호남지원단장으로 영광 재선거 지원에 가세하는 등 선거전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영광군수 재선거에는 민주당 장세일, 혁신당 장현, 진보당 이석하, 무소속 오기원·김기열 후보 등 총 5명이 등록했다. 국민의힘은 이날까지 예비후보 지원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곡성군수 재선거는 국민의힘 최봉의, 민주당 조상래, 혁신당 박웅두, 무소속 이성로 후보 등 4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런 가운데 영광군수 선거를 놓고 전개되고 있는 민주당과 혁신당 간 경쟁구도에 전국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14일 주철현 전남도당 위원장과 5선 관록의 박지원 의원을 상임선대위원장으로 하고 300여명에 달하는 도당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지지 세력 결집에 나섰다.

여기에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인 이개호 의원(담양·함평·영광·장성)과 권향엽 의원(순천·광양·곡성·구례을) 등도 지난 추석 연휴기간 현장을 찾는 등 선거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민주당 영광지역위원회 관계자들이 이개호 의원 사무소에서 ‘장세일 후보 원팀 결의회’를 갖고 공식 지원에 나섰다.

23일에는 이재명 대표가 영광을 찾아 현장 최고위원 회의를 연다. 이 대표의 현장 방문은 혁신당이 민주당 텃밭에서 돌풍을 일으킬 조짐을 보이자 이를 견제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이 대표는 장세일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도 참석하기로 하는 등 당 지도부 차원의 재선거 사활 걸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 21일 조국혁신당 장현 영광군수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민주당 공천과정에서 컷오프 돼 무소속으로 출마한 양재휘 후보가 장현 후보 지지선언 후 조국혁신당 가입원서를 조국 대표에게 전달하고 있다. 장현 선거사무소 제공
혁신당 역시 조국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추석 연휴 전부터 영광·곡성에서 ‘월세살이’를 통해 지역과 서울을 오가며 직접 선거를 진두지휘하며 바닥 표심을 다져오고 있다.

조 대표는 추석 연휴에도 세 차례나 영광을 찾는 등 이번 10·16 재선거를 통한 지지율 반등으로 비례정당 이미지를 탈피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총선 이후 별다른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던 혁신당으로선 이번 재선거가 당의 존재감 및 지속가능성을 재점검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여기에 지난 21일 열린 장현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민주당 공천과정에서 컷오프 돼 무소속으로 출마한 양재휘 후보가 장 후보와의 단일화를 공식 선언, 혁신당에 힘을 보태면서 판세 변화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양 후보는 단일화 선언 이후 조 대표에게 ‘조국혁신당 가입 원서’를 제출하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진보당은 영광군수 재선거에만 후보를 내는 등 영광지역에 당의 역량을 결집하겠다는 각오다. 특히 진보당은 22대 총선에서 10여년 만에 원내정당으로 재진입하며 회생 기회를 잡은 만큼 영광군수 당선 시 지방에서의 정치적 역량을 확대할 수 있는 발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22대 총선에서 불어온 조국혁신당 바람이 어느 정도 영향이 있을지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어려우나, 어떤 결과가 나오든 간에 혁신당으로서는 해볼만 한 도전이나, 민주당으로서는 피하고 싶은 상황일 것”이라며 “이번 선거 결과가 차기 지방선거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양당의 경쟁구도도 더욱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한편 10·16 영광·곡성군수 재선거는 26~27일 후보자 등록, 10월 3월 선거운동 개시, 같은 달 11~12일 사전투표, 16일 본투표(오전 6시~오후 8시) 일정으로 진행된다.
오지현·정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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