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사상 최초 포스트시즌 서스펜디드 게임서 웃었다
한국시리즈 1차전 5-1 승
6회 이후 불펜싸움 압도
입력 : 2024. 10. 23(수) 17:59
KIA타이거즈 선수단이 23일 오후 4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라이온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 1차전 서스펜디드 게임에서 역전승을 거둔 뒤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불펜 싸움에 대한 이범호 감독의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었다. KIA타이거즈가 서스펜디드 게임으로 치러진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경기 재개 후 180도 달라진 분위기를 조성하며 삼성라이온즈를 상대로 ‘V12’ 도전에 72.5%의 확률을 확보했다.

KIA는 23일 오후 4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 2024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 1차전 서스펜디드 게임에서 5-1 역전승을 거두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한국시리즈 첫 경기에서 승리한 KIA는 72.5%의 우승 확률을 확보했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 팀이 우승기를 펄럭인 경우는 40회 중 29회에 이렀다. 또 KIA는 포스트시즌 역사상 처음으로 치러진 서스펜디드 게임에서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이날 경기는 지난 21일 오후 10시9분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된 시점인 6회초 무사 1·2루에서 재개됐다. KIA는 장현식에서 전상현으로 마운드를 교체했고, 삼성은 변화가 없었다.

전상현은 위기를 완벽히 벗어났다. 김영웅을 상대로 초구를 던지는 대신 페이크 견제 모션을 취하며 작전을 간파했고, 희생 번트가 나오자 김태군이 3루에 송구하며 선행 주자를 지웠다. 이어 박병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윤정빈에게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에 몰렸지만 이재현을 땅볼로 직접 처리하며 무실점했다.

KIA는 6회말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했으나 7회초에도 무실점하며 접전을 이어갔다. 선두타자 류지혁의 타구가 전상현을 맞고 굴절된 뒤 박찬호의 포구 실책이 나왔고, 김지찬의 희생 번트로 1사 2루가 됐지만 김헌곤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마운드에 오른 곽도규가 르윈 디아즈를 삼구 루킹 삼진으로 압도했다.

전상현과 곽도규의 역투를 발판 삼은 KIA는 7회말 폭발했다. 선두 타자 김선빈이 볼넷, 최원준이 안타를 뽑아내며 무사 1·2루 기회를 만든 뒤 김태군의 희생 번트로 1사 2·3루 기회를 맞았다.

이어 NC 소방수로 나선 임창민의 연속 폭투로 김선빈과 최원준이 모두 홈을 밟아 역전에 성공했고, 소크라테스와 김도영의 연속 적시타까지 터지며 4-1로 격차를 벌렸다.

곽도규는 8회초에도 위력을 과시했다. 선두타자 강민호를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한 뒤 김영웅을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박병호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KIA는 8회말 추가 득점으로 쐐기를 박았다. 2사 후 최원준이 안타를 만들어냈고, 김태군이 적시 2루타를 뽑아내며 5-1로 달아났다. 이어 9회초 마운드에 오른 정해영이 윤정빈과 이재현, 류지혁을 모두 뜬공으로 처리하며 경기를 끝냈다.

이범호 감독은 경기 후 “전상현이 불펜 투수들 중 구위가 가장 좋은 투수라고 판단했다. 투수 코치들도 같은 생각이었다”며 “오늘 경기의 최대 승부처로 봤기 때문에 정공법을 택했다. 전상현이 기대대로 위기를 잘 막아줬다”고 평가했다.

또 “타자들이 역전에 성공하면서 부담을 덜고 타격에 임하다 보니 타구 질도 좋았고 추가 득점도 올린 것 같다”며 “이 타격감이 2차전에도 이어지길 바란다. 1차전 승리로 선수들이 흥분하지 않도록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2차전에도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1차전 데일리 MVP에는 6회초와 7회초 역투를 펼치며 1.2이닝 1볼넷 2탈삼진을 기록한 전상현이 선정됐다. 2차전은 오후 6시30분 개시될 예정으로 KIA는 양현종, 삼성은 황동재를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
KIA타이거즈 최신뉴스더보기

기사 목록

전남일보 PC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