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태풍’ 주도권 축구… 광주FC, 16강 진출 ‘청신호’
조호르 3-1 격파… 개막 3연승
東亞 리그 스테이지 선두 수성
아사니, 3경기서 6득점 맹활약
이정효 “항상 과정에 집중해야”
입력 : 2024. 10. 23(수) 16:19
광주FC 선수단이 지난 22일 경기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조호르 다룰 탁짐 FC와 2024-2025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리그 스테이지 동아시아 3차전에서 승리를 거둔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힌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창단 처음으로 도전하는 아시아 무대에서 광주FC가 돌풍을 넘어 태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정효 감독이 추구하는 주도권 축구를 바탕으로 일본의 요코하마 F. 마리노스와 가와사키 프론탈레에 이어 말레이시아의 조호르 다룰 탁짐 FC까지 연파하며 리그 스테이지 통과에 청신호를 켰다.

광주는 지난 22일 경기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조호르와 2024-2025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동아시아 3차전에서 3-1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광주는 3전 전승(승점 9)을 질주하며 단독 선두를 수성했다.

ACLE 리그 스테이지 동아시아는 12개 구단이 참가해 홈 4경기와 원정 4경기씩 모두 8경기를 치른 뒤 상위 8개 구단에 16강 티켓이 주어진다. 16강 진출 확률이 66.7%에 이르는 만큼 광주는 남은 다섯 경기에서 전패하더라도 최소 8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16강이 리그 스테이지 1위와 8위, 2위와 7위, 3위와 6위, 4위와 5위의 맞대결로 진행되는 만큼 최대한 많은 승점을 확보해야 수월한 대진을 확보할 수 있다.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되는 16강에서 승리할 경우 동아시아와 서아시아가 합쳐지는 파이널 스테이지(8강·준결승·결승)를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로 향한다.

태풍의 중심에는 아시아 무대에서 ‘크랙’(경기의 흐름을 뒤집을 수 있는 선수)으로 자리매김한 자시르 아사니가 있다. 아사니는 이번 ACLE 리그 스테이지 세 경기에서 여섯 골을 몰아치며 득점 랭킹 단독 선두에 올라 있다. 경기당 평균 2.0득점의 엄청난 공격력이다.

요코하마전에서 해트트릭와 1어시스트, 가와사키전에서 선제골 겸 결승골을 터트린 아사니는 이번 조호르전에서도 경기 시작 5분 만에 멀티골을 몰아치며 광주가 경기 흐름을 주도하는데 톡톡한 역할을 해냈다.

광주FC 자시르 아사니가 지난 22일 경기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조호르 다룰 탁짐 FC와 2024-2025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리그 스테이지 동아시아 3차전에서 전반 5분 만에 멀티 골을 터트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힌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광주를 이끄는 이정효 감독 특유의 ‘주도권 축구’도 아시아 무대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 감독은 어떤 팀을 상대로든 침착한 빌드업과 패스를 기반으로 경기를 점유하는 주도권 축구를 선수들에게 요구했다.

이번 조호르전에서도 주도권 축구의 진면목이 보였다. 광주는 전반 5분 만에 두 점 차 리드를 잡으며 경기를 수월하게 풀어나갈 수 있었지만 이 감독은 수비 위주의 지키는 운영 방식 대신 끊임없이 추가 득점을 노리는 공격적인 운영을 택했다.

이 감독은 전반 26분 코너킥 상황에서 페로즈 바하루딘에게 만회골을 내준 뒤 2-1로 앞선 후반 36분 터치라인을 벗어난 공을 바닥에 내던지며 선수들을 강하게 질책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조호르의 공격을 차단한 선수들이 공을 갖고 빌드업을 시도하는 대신 길게 차내며 다시 소유권을 내줬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이날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냉정한 평가를 남겼다. 이 감독은 “우리가 준비한 만큼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다”며 “아사니 쪽으로 공격하기로 했고 자유로운 장면이 많았는데 많이 연결되지 않았다. 항상 과정에 집중하라고 하는데 두 골 차 리드에서 결과를 지키려고 했던 것이 아쉽다”고 평가했다.

또 “우리 축구는 만들어가는 축구인데 선수들이 체력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롱볼 위주의 플레이를 했다”며 “제발 우리가 준비한 축구를 하자고 말했다”고 상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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