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팬 뜨거운 응원 열기…"0-1 뒤졌지만, 역전할 것"
KS 1차전 광주 곳곳 열띤 응원전
거센 비에 경기 중단 아쉬움 토로
이틀 연기…숙박업소 예약 변경도
“정규시즌 1위의 위용 보여주길”
입력 : 2024. 10. 22(화) 18:42
21일 오후 KIA타이거즈와 삼성라이온즈의 2024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린 가운데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장 일대에서 야외 응원전이 펼쳐졌다. 윤준명 기자
한국프로야구 전통 명문구단인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달빛시리즈’ 1차전이 펼쳐진 지난 21일 광주에서는 거센 비도 막지 못한 뜨거운 응원전이 이어졌다. 6회초 KIA가 0-1로 뒤진 상황에서 우천으로 경기가 중단되며, 포스트시즌 사상 초유의 서스펜디드(일시중단) 게임이 선언됐지만, 팬들은 역전승을 기대하며 응원의 목소리를 더욱 높였다.

KIA타이거즈와 삼성라이온즈의 2024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 1차전을 30여분 앞둔 21일 오후 6시께 찾은 광주 동구 불로동의 한 영화관에는 빨간 모자와 유니폼을 맞춰 입은 야구팬들의 발길이 끝없이 이어졌다. 광주지역 연고구단인 KIA타이거즈의 승리를 응원하기 위한 타이거즈 팬들의 장외 응원전이 열린 것이다.

경기 시작시간인 6시30분이 다가오자 상영관 내부는 타이거즈 팬들로 가득 찼고, 이들은 숨죽인 채 시리즈 개막 선언을 기다렸다. 이날 오후 시작된 거센 비로 경기 진행 여부가 불투명해지자 시민들은 양손을 모아 비가 그치기만을 기도하는 모습이었다.

21일 오후 KIA타이거즈와 삼성라이온즈의 2024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린 가운데 광주 동구 불로동 CGV금남점에서 장외 응원전이 펼쳐졌다. 윤준명 기자
비가 서서히 멎고, 오후 7시20분께 한국시리즈 개막과 함께 경기가 시작되자 상영관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KIA 선발투수 제임스 네일이 스트라이크를 잡을 때는 거센 환호가, 출루를 허용할 때는 장탄식이 흘러나왔다. 상영관 스피커에서 큰 소리로 울려 퍼지는 관중들의 응원소리와 겹쳐 마치 경기장 한복판에 위치해 있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였다.

같은 시간 찾은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장에서도 야외응원전이 펼쳐졌다.

비바람이 부는 쌀쌀한 날씨도 타이거즈 팬들의 응원열기를 막을 수는 없었다. 팬들은 유니폼 위에 ‘타이거즈 가을 점퍼’와 외투를 겹겹이 껴입고, 푸드트럭에서 맥주와 간식을 구입해 대형 스크린 앞에 자리를 잡았다.

KIA 타자들이 타석에 들어설 때면, 팬들은 응원봉을 높이 들고 박자를 맞추며 큰 목소리로 응원가를 외쳤다. KIA 타자가 출루를 할 때마다 환호성과 함께 응원가 소리가 더 크게 울려 퍼졌다.

제임스 네일이 아웃카운트를 잡을 때도 팬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응원봉을 연신 두드리며 경기에 몰입했고, 옆 테이블에 앉은 다른 일행과도 자연스럽게 어깨동무를 하기도 하는 등 한마음 한뜻으로 타이거즈를 응원했다.

6회초 삼성라이온즈 김헌곤의 홈런으로 선제실점을 허용하는 순간 팬들은 머리를 감싸쥐었고, 호프집 내부에는 잠시 아쉬움이 가득한 한숨만이 흘러나왔지만, 이내 “괜찮다. 할 수 있다”며 의지를 다잡았다.

이후 다시 거센 비가 내렸고, 결국 오후 10시9분께 사상 초유의 포스트시즌 서스펜디드가 선언되자 팬들은 아쉬움을 표하며 발걸음을 돌렸다. 팬들은 이어지는 경기에서는 반드시 역전할 수 있다고 서로를 격려하며 승리 의지를 다졌다.

21일 오후 KIA타이거즈와 삼성라이온즈의 2024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린 가운데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장 일대에서 야외 응원전이 펼쳐졌다. 윤준명 기자
박준호(26)씨는 “팽팽한 투수전이 이어져 긴장감이 가득한 상태로 오늘 경기를 지켜봤다. 찬스를 살리지 못한 부분이 아쉽다”며 “한점을 뒤진 상태로 경기를 재개하게 됐지만, 절대 지지 않을 것이라는 기분이 든다”고 확신했다.

김지현(33)씨도 “오랜만에 실전 경기를 치룬 선수들이 악천후가 겹쳐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며 “경기가 재개됐을 때는 반드시 제 컨디션으로 정규시즌 1위의 위용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역전을 기대한다”고 힘줘 말했다.

22일에도 광주지역에 가을비가 이어지면서 서스펜디드 경기와 2차전 모두 23일로 미뤄지게 됐다.

오후 2시께 전해진 우천 연기 소식에 광주 시내의 숙박업소에는 예약 취소·변경과 숙박 연장 문의가 빗발쳤다.

서구의 한 호텔 관계자는 “호텔 규정상 당일 예약 취소 및 변경이 어려워 취소·변경 사례는 없었지만, 경기 순연이 선언된 후 23일까지 숙박을 연장해달라는 문의가 다수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미 광주로 향하던 야구팬들은 내일을 기약하며 도로 위에서 운전대를 틀었고, 개인 일정 등으로 서스펜디드 경기를 보지 못하게 된 일부 팬들은 중고거래 앱에 기존 표 가격에 웃돈을 얹어 되팔기도 했다.

목포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박경우(56)씨는 “목포는 비가 안 와서 경기가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광주로 가던 중 우천 취소 소식을 들었다. 업무로 바쁜 와중에도 타이거즈를 응원하기 위해 시간을 냈는데 허무하다”면서 “어렵게 티켓을 구하게 된 만큼 내일 다시 광주에 와서 타이거즈의 승리에 힘을 보태겠다. 우승 순간까지 힘차게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준명 기자 junmyung.yoon@jnilbo.com
체육일반 최신뉴스더보기

기사 목록

전남일보 PC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