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 복학’ 전국 의대생, 수업 거부로 투쟁 이어가나
집단 유급 처분 검토… 제적 조치 가능
정부, 주중 내년 모집 인원 결정 전망
입력 : 2025. 04. 13(일) 14:09
서울의 한 의과대학 전경. 연합뉴스
전국의 의과대학생 전원이 복학했지만 수업 거부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에 정부와 대학, 학생들 사이의 갈등이 다시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3일 교육계에 따르면 가톨릭대, 경희대, 고려대, 성균관대, 연세대, 울산대 재학생과 아주대 신입생은 수업 거부 방식을 통해 등록 또는 복학 후 투쟁을 입장으로 정했다.

앞서 가톨릭대와 고려대, 성균관대, 연세대, 울산대 의대 학생 대표는 지난 9일 공동 성명을 내고 “우리는 아직 책임 있는 답변을 듣지 못했고, 답변하겠다는 약속조차 듣지 못했다”며 투쟁 지속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경희대 의대 학생회도 최근 투쟁 지속 의사 투표를 거쳐 방향을 수강 신청 보류에서 수업 거부로 전환했다. 아주대 신입생 역시 같은 날 성명을 통해 “수강 신청을 포기하고 수업 일체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집단 수업 거부 움직임에 대학 측은 학칙에 따라 엄정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교육 당국 역시 지난해와 같은 학사 유연화는 없음을 분명히 했다.

고려대의 경우 지난 10일 본과 3·4학년 110여명에 대한 유급 처분을 결정했고, 연세대도 오는 15일 유급 예정 통보를 받은 본과 4학년 일부를 최종 처분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아주대와 인하대, 전남대, 전북대 등이 수업 불참자에 대한 유급 처분 여부를 검토 중이다.

순천향대는 의대 개강일을 기준으로 무단 결석이 1개월을 초과하는 학생은 학칙에 의해 제적된다고 안내했다. 계명대는 온라인 강의 진행 기간을 오는 11일까지에서 18일까지로 연장하면서 결석 시간 초과 시 교과목 실격이 발생한다고 공지했다.

대학마다 학칙이 다르긴 하지만 대부분은 수업일수의 25% 이상 결석하면 F 학점 처리하고 유급 처분한다. 유급이 최소 2회에서 많게는 4회까지 누적되면 제적될 수 있다. 지난해 휴학을 미승인하고 유급 처리한 학교도 있어서 다시 유급될 경우 2회 누적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우선 대학 측은 계절 학기를 통해 부족한 학점을 이수할 기회를 열어놨다. 중앙대의 경우 다음 달 21~23일 6학점 이내로 계절 학기 수강 신청을 받는다. 다만 학생들이 투쟁의 하나로 집단 수업 거부에 참여한다면 계절 학기 역시 수강하지 않을 전망이다.

학생들이 수업을 거부하고 대학은 대규모 유급 처분에 나서며 의대 교육 정상화는 또다시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24~25학번이 대거 유급될 경우 26학번까지 겹치는 트리플링이 현실화해 1학년 수가 1만명에 달할 수 있다. 교육계와 의료계 모두 1만명의 동시 수업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교육부는 지난달까지 의대생 전원 복귀 시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증원 전인 3058명으로 되돌린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때 전원의 의미는 정상적인 수업이 가능한 수준으로 단순한 등록 또는 복학 신청이 아니라 수업 참여를 말한다. 현 상황을 전원 복귀로 볼 수 있는지는 의견이 엇갈린다.

의료계는 정부가 조속히 내년 의대 모집 인원을 3058명으로 확정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대학 총장은 학생들이 전원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이를 확정해선 안된다는 의견을 교육부에 전달했다. 정부도 이르면 4월 초 의대 모집 인원을 결정할 계획이었으나 여전히 미지수다.

교육 당국 관계자는 “이번 주까지 수업 참여율을 지켜본 뒤 최종 의사 결정이 이뤄질 것 같다”며 “이르면 주말 전에 내년 의대 모집 인원 조정안이 발표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유철 기자 yoocheol.jeong@jnilbo.com
사회일반 최신뉴스더보기

기사 목록

전남일보 PC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