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1000원의 행복'…편의점서 컵라면도 못산다
환율·원자재 등 도미노 상승
라면·김밥·과자류 줄줄이 인상
업계, 자체상품 출시 '저가경쟁'
대형마트, 먹거리 중심 파격세일
입력 : 2025. 04. 14(월) 18:28
물가 급등으로 1000원짜리 한 장으로 편의점에서 작은 컵라면이나 삼각김밥조차 구매할 수 없게 되면서 유통업계가 자체브랜드(PB) 상품 출시 및 먹거리 위주 파격 세일을 통해 소비자들의 발길을 붙들고 있다.
최근 물가 급등으로 1000원짜리 지폐 한 장으로 편의점에서 컵라면이나 삼각김밥조차 구매할 수 없게 됐다.

이에 편의점 업계는 1000원 이하 자체브랜드(PB) 상품을 출시하고 대형마트는 먹거리 위주 파격 세일을 이어가는 등 체감 물가를 낮춰 소비자들의 발길을 붙들고 있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원자재 가격 및 환율 상승 등으로 인한 기업의 원가 부담이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GS25·CU·세븐일레븐 등 편의점에서 1000원으로 구매할 수 있는 것은 오리온 마이구미, 크라운 새콤달콤 등 젤리나 카라멜 같은 작은 간식류가 대부분이다. 저렴한 가격으로 한 끼 식사를 때울 수 있었던 컵라면이나 삼각김밥은 더이상 1000원으로 구매할 수 없게 됐다.

실제 오뚜기 진라면과 스낵면 작은 컵, 농심 육개장사발면과 김치사발면 작은 컵은 지난 1일 1000원에서 1100원으로 인상됐다.

농심 신라면과 너구리, 튀김 우동, 새우탕 작은 컵은 1250원이 됐고 오뚜기 참깨라면 작은 컵은 1400원으로 올랐다.

가장 저렴한 삼각김밥도 1000원이 넘는다. GS25와 CU의 참치마요 삼각김밥 가격은 1100원이며 평균 가격대는 1500원 안팎이다. 일부 삼각김밥 제품은 2000원이 넘고 컵라면 등과 곁들여 먹는 핫바 가격은 2500원 내외다.

초콜릿 원료인 코코아 가격이 급등하면서 롯데웰푸드 빼빼로는 최근 2000원대 과자 대열에 합류했다. 오리온 포카칩, 롯데웰푸드 꼬깔콘, 농심 먹태깡, 해태 허니버터칩 등 봉지 과자는 1700원짜리가 많다. T동서식품 오레오는 작년 말 200원 올라 2200원이 됐고 오리온 비쵸비는 3600원이다.

하찮고 적은 돈을 뜻하던 ‘껌값’도 2년 전 이미 1000원을 넘었다. 롯데웰푸드의 자일리톨, 후라보노, 쥬시후레쉬 등은 모두 1200원이다.

음료 등 마실 거리도 1000원 미만은 거의 없다.

‘국민 피로 회복제’ 박카스는 지난해 편의점에서 100원 올라 1000원이 됐다. 비타500원은 최근 1100원으로 가격이 인상됐다. 코카콜라와 칠성사이다도 지난해 가격이 올랐는데 250㎖ 제품은 각각 1700원이고 350㎖는 2100원이다. 생수는 제주개발공사 삼다수와 롯데칠성 아이시스가 지난 2023년 1100원으로, 농심 백산수는 지난해 말 1000원으로 올랐다.

이에 편의점 업계는 1000원 이하 자체 PB상품을 강화해 소비자들의 발길을 붙들고 있다..

GS25는 550원짜리 봉지라면인 리얼소고기라면을 지난해 10월 출시했으며 현재 판매량 60만개를 돌파했다. 500∼800원짜리 리얼프라이스 아이스크림은 지난해 8월 이후 판매량이 200만개가 넘었다. 컵라면 면왕과 1974 우유 200㎖, 리얼천냥콩나물도 1000원 이내로 준비했다.

CU도 지난해 선보인 880원 육개장 컵라면과 990원 스낵이 각각 누적 판매량 120만개, 100만개를 돌파했고 빙그레와 협업해 내놓은 990원 우유는 350만개가 판매됐다.

세븐일레븐은 연초 초저가 커피(세븐셀렉트 착한아메리카노블랙)를 800원에 출시했다. 지난해에는 320㎖ 용량 기준 업계 최저가인 900원 파우치음료 2종 ‘세븐셀렉트 착한청포도에이드’, ‘세븐셀렉트 착한청사과에이드’를 선보였으며 출시 이후 6개월 동안 판매량이 100만개를 넘어섰다.

대형마트는 할인 행사를 지속 기획하며 육류, 과일 등 인기 먹거리를 중심으로 최저가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마트는 매달 ‘가격파격선언’을 진행해 핵심 그로서리 및 생필품을 특가에 판매한다. 이번 달은 30일까지 일반 삼겹살과 목심을 100g당 1980원에 판매한다. 일부 농가에서만 생산되는 ‘금한돈(얼룩돼지)’은 100g당 2280원, 자사 단독 농가에서 운영하는 ‘재래혈통 우리흑돈(흑돼지)’은 100g당 2380원에 선보인다. 이외에도 필수 식재료를 비롯해 팔도비빔면(130g×4개, 2980원), 맥심 슈프림골드 커피믹스(40입, 9480원) 등을 저가에 선보인다.

롯데마트는 매주 3가지 품목을 선정해 초저가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물가잡기 캠페인 ‘더 핫’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 ‘이번주 핫프라이스’ 품목으로는 ‘잘풀리는집 순수화이트 화장지(30m*30롤)’를 60% 할인, ‘다우니 섬유유연제 11종’은 2개 이상 구매 시 50% 할인, ‘훈제 오리 슬라이스(각 400g/냉장/원산지 별도표기)’는 엘포인트(L.POINT) 회원에게 50%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

홈프러스도 ‘홈프런’, ‘고객감사제’, ‘홈플런 이즈 백’ 등 다양한 기획전을 진행하며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16일까지 진행되는 ‘힘내자 홈플러스’ 행사에서는 ‘호주청정우 척아이롤(100g/홈플러스 온라인 제외)’을 1490원, 베트남산 ‘1990 바나나(송이/점포별 취급 브랜드 상이)’를 전점 5만송이 한정으로 1990원에 판매한다. 마이홈플러스 멤버특가로 페루산 ‘흰다리 새우(마리, 해동)’는 50% 할인해 단돈 200원에 내놨다.
나다운 기자 dawoon.na@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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