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광일>농촌 일손 돕기에 참여합시다
입력 : 2025. 04. 14(월) 18:33
이광일 농협중앙회 전남본부장
전남에 부임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농업 현장을 다니다 보니 벌써 4월 중순이 됐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음을 알리는 전령들인 꽃들이 순서대로 흐드러지게 피는 모습을 보며 농촌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음에 감사하지만 곧 쌀농사를 시작하는 논과 양파와 마늘이 자라는 밭에서 분주해질 농민들을 생각하면 마음 한편이 무겁기도 하다.

농촌 고령화는 갈수록 심각해져 일손부족문제가 해마다 가중되고 있어서다.

통계청의 총인구조사결과를 살펴보면 그 수치가 확연히 드러난다. 2023년 65세 이상 비율이 전국 읍 지역은 19.3%, 면 지역은 33.3%로 농촌은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지난 2015년의 65세 이상 비율(읍 14.4%, 면 26.9%)과 비교하면 읍은 4.9%, 면은 6.4% 각각 증가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올 해 주요 10대 농산물 품목을 재배하는 데 필요 인력은 1000만명에 달하며 이 중 40%가 넘는 439만 명이 농번기인 4~6월에 집중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농협이 4월 초부터 전국적으로 영농지원을 다짐하는 발대식을 개최해 전 국민과 함께하는 농촌 일손 돕기에 두 팔을 걷어붙이는 이유다.

최근 본격적인 영농철을 앞두고 함평군 대동면을 찾아 전남농협 영농지원발대식을 실시했다.

농협 임직원, 광주대학교 학생, 농가주부모임 회원들이 함께 일손이 부족한 농가의 조생양파하우스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양파를 수확하고 줄기를 자르는 작업을 펼친 바 있다.

전남농협은 2025년 정부 및 지자체와 함께 40개소의 농촌인력중개센터를 운영해 일손이 필요한 농가에 적기에 인력을 지원할 계획이다. 농협이 운영하는 농촌인력중개센터는 중개수수료가 없으며 농번기 인건비 상승을 억제하는 등 장점이 많다.

260명의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직접 고용해 인력이 부족한 농가에 필요한 기간에만 근무할 수 있게 하는 공공형계절근로 실시 농협을 16개소로 확대하여 기존에 외국인근로자를 상시 고용해야 했던 농민들의 부담을 덜어드릴 예정이다.

고령화로 인해 농사짓기가 힘들어지는 농민들을 위해 농작업대행 면적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자본력이 약하고 경지면적이 적어 농기계를 구입하기가 부담스러운 소농들이 영농활동을 계속하여 농촌을 떠나지 않게 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이와함께 도농상생국민운동본부와 함께 대학생들이 농촌봉사활동 참여 시 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대학과의 업무협약은 기존에 광주대학교와 초당대학교 2개 학교에서 올해에는 순천 청암대학교와 제일대학교 등 총 4개 학교로 확대한다.

학생들이 일손 돕기 봉사활동을 위해 농촌을 찾아올 때면 차량과 간식, 식사 등을 지원해 소홀함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국민들은 우리 땅에서 자란 신선한 농산물을 편하고 쉽게 구입해 먹을 수 있다.

하지만 갈수록 인구는 줄어들고 고령화가 심화되는 농촌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인력 부족을 해소할 수 있는 범국민 농촌 일손 돕기가 절실하게 필요한 때다.

국민들께서도 자녀들의 손을 잡고 일손 돕기에 동참하여 농촌의 멋을 느끼고 농민들의 어려움을 이해해주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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