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신뢰회복 우선인 도시철도 2호선 지연
시민불편 줄이는 대안 내놔야
입력 : 2025. 06. 11(수) 17:26
광주광역시 도시철도 2호선 1단계 개통이 또다시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광주시 도시철도건설본부는 시의회 결산 심사 과정에서 “공정 재조정 중이며 6월 중 결과를 시민에게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1단계 구간은 당초 2026년 말 개통에서 2027년 초로 늦춰지고, 2단계는 2030년 말로 1년가량 순연됐다. 3단계 구간은 예산 부족으로 아예 개통 시기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앞서 2024년 개통 계획도 무산되는 등 반복되는 설계 변경과 민원, 공정 지연으로 시민의 신뢰를 점차 잃고 있다.

문제는 지연 자체보다 이에 대한 행정의 태도다. 시민들은 이미 수차례 공사로 인한 통행 불편, 복공판 소음, 진동 피해를 감내하고 있다. 도로 복구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생긴 위험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철도건설본부는 성과지표 달성률을 102%로 보고했다. 형식적 지표에 매달리며 현실을 외면한 결과다. 2호선은 단순한 교통 인프라를 넘어, 광주시민의 삶의 질과 직결된 핵심 사업이다. 도시 균형발전과 대중교통 확대, 환경 문제 해결까지 포괄하는 공공정책의 상징이다. 그런 만큼 개통 지연은 단순한 행정 일정 조정으로 볼 수 없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전가된다.

더 늦기 전에 시민 앞에 정확한 진단과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일정 자체보다 시민과의 신뢰 문제다. 광주시는 그간 “정해진 시간 안에 맞추겠다”는 원칙론을 강조해왔지만, 이제는 과감히 노선을 바꿔야 한다. 시민 앞에 현재 공정 상황을 낱낱이 공개하고, ‘부분 개통’이나 ‘우선 시행’ 가능한 교통 정책부터 실행하는 유연함을 보여야 할 시점이다. 민원 해결 방안도 적극 모색해야 한다.

약속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직하게 사정을 알리고 신뢰를 회복하는 것도 행정에 주어진 책임이다. 도시철도 2호선 개통이 늦어지는 만큼, 광주시는 시민 불편을 줄이기 위한 대안을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더 이상의 ‘연기 발표’는 없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무리한 공정이 아니라, 신중한 관리와 투명한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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