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스토킹 피해 여성 살해 용의자 도주…공개수배 검토
세종 야산 도주 사흘째 행방 묘연
위치 추적 피하려 휴대폰 꺼
장기화 우려에 공개수배 논의
입력 : 2025. 06. 12(목) 16:38
스토킹 피해 여성 살해 사건의 용의자가 범행 직후 도주해 세종시 야산으로 숨어든 뒤 사흘째 행방이 묘연해 사건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다.

12일 대구 성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3시 30분께 대구 달서구의 한 아파트에서 50대 여성 B씨가 흉기에 찔려 심정지 상태로 가족에게 발견됐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1시간여 만에 숨졌다.

경찰은 스토킹 피해자였던 B씨를 살해한 혐의로 40대 남성 A씨를 용의자로 특정했으며, 그는 범행 직후 차량을 이용해 약 120㎞ 떨어진 세종시 부강면 야산으로 도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세종·대구·충북경찰청 소속 수백 명이 수색작업에 투입됐으나, A씨는 휴대전화를 끈 상태로 도심과 멀리 떨어진 인적 드문 지역에 은신해 있는 탓에 행방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탐지견과 드론 등을 동원해 야산과 주변 폐가, 빈집 등을 집중 수색하고 있으며, 주민들을 상대로 탐문수사도 병행하고 있다.

A씨는 한 달 전에도 피해 여성을 흉기로 위협하고 도주했으며, 당시에는 휴대전화를 켰다가 위치가 추적돼 붙잡힌 전력이 있다. 경찰은 A씨가 이를 피하려 이번에는 휴대전화를 끄고 잠적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A씨가 부강면 출신으로 야산 지리에 익숙하다는 점, 해당 지역이 그의 선산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 이미 청주 등 인접 지역으로 빠져나갔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색 범위를 넓히고 있다.

경찰은 사건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A씨에 대한 공개수배 방안도 검토 중이다. 조세희 목원대 경찰행정학부 교수는 “용의자가 CCTV 사각지대를 이용하며 장기 도주할 경우, 공개수배는 불가피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가 피해자 집 앞에 설치된 안면인식 CCTV를 피하기 위해 가스배관을 타고 6층 집에 침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세종시는 A씨의 은신 가능성이 있는 야산 주변 시민들에게 “도심 외곽과 인적 드문 지역 방문을 자제해달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노병하 기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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