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 45주년 앞두고 60대 시민군 '고독사'
계엄군으로부터 구타 및 고문
한평생 후유증·생활고 시달려
입력 : 2025. 05. 12(월) 13:49
5·18 민주화운동 당시 옛 전남도청에서 계엄군을 상대로 최후 항쟁을 펼쳤던 시민군(당시 고등학교 2년)이 제45주년 기념식을 앞두고 고독사한 채로 발견됐다. 그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구타와 고문을 당했고 그 이후 지금까지 후유증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12일 북부경찰에 따르면 김모(61)씨가 지난 9일 오후 10시45분께 광주광역시 북구 용봉동의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경찰에는 김씨와 연락이 닿지 않은 지인의 신고가 접수됐고, 출동 후 특별한 외상 없이 홀로 쓰러진 상태로 발견돼 수습됐다.

김씨는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1980년 5월27일 옛 전남도청을 사수하던 기동타격대 중 한 명이다. 당시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던 그는 정권 찬탈을 목적으로 비상계엄이 확대되자 군사 정권에 맞서 싸워야 한다며 의로운 목소리를 냈다.

계엄군은 5월21일 광주역 앞에서 집단 발포를 시작했고, 이에 총상을 입은 시민군과 시신이 리어카에 실려가는 모습을 본 김씨는 곧장 시민군에 자원했고 무자비한 진압에도 민주화 투쟁의 선봉에 섰다. 특히 최후 항쟁 현장에서는 계엄군의 총탄에 왼손을 맞기도 했다.

그는 상무대 영창으로 끌려가 징역형을 선고 받았고, 5개월의 수감을 거쳐 10월30일 석방됐지만 육체적이고 정신적인 상처는 영원했다. 뿐만 아니라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해 건설 현장에서 일용직 근로자로 일하며 생계를 꾸리고, 술에 기대야 하는 힘겨운 생활을 이어가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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