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혐의' 국립광주과학관 임직원·브로커 법정공방 예고
뇌물 비위 사실 대체로 시인
“액수 크지 않아” 일부 부인
입력 : 2025. 04. 02(수) 18:26
관급 계약 체결 명목으로 뇌물을 주고 받은 혐의로 재판에 선 국립광주과학관 직원과 알선업자(브로커), 납품업자 등이 공소사실은 대체로 인정했다. 다만 뇌물 수수액과 가담 정도에 대해서는 다투겠다며 법정 공방을 예고했다.

광주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김송현 부장판사)는 2일 302호 법정에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국립광주과학관 전 경영지원본부장 A(53)씨를 비롯한 임직원 4명과 브로커 B(51)씨, 업체 관계자 6명 등 총 11명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A씨와 운영·시설 부서의 전·현직 임직원들은 2020년 3월부터 2023년까지 과학관에서 진행된 각종 발주 계약을 체결하는 대가로 브로커 B씨 등을 통해 총 1억4000만 원을 받아 나눠 가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직원들의 상급자에 대한 인사 태도를 감시한다는 명목으로 과학관 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무단으로 유출·열람한 혐의도 받고 있다.

브로커 B씨를 포함한 4명은 발주 계약 체결을 알선해 주는 대가로 계약 업체로부터 수십 차례에 걸쳐 4억6000만 원을 수수했으며, 이 중 1억1600만 원을 과학관 임직원들에게 인사비 명목으로 전달한 혐의로 기소됐다.

가구·전력장치 등 관급 계약 납품업자 3명은 과학관 임직원들에게 계약 대가로 총 2560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은 본부장 A씨와 임직원들이 과기부에 고발장이 접수되면서 드러나게 됐다.

이들은 과학관 홈페이지와 스마트 교육·전시환경 물품 조달 등 총 70건의 계약과 관련해 계약자 선정과 대가 명목으로 인사비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발주 계약과 관련해 납품업체에게 직접 뇌물을 요구하거나 브로커를 이용해 납품업체를 물색, 뇌물을 나누는 방식이다.

이날 재판에서 A씨 측 법률 대리인은 “공소사실 일부는 인정하지만 구체적인 뇌물 수수 액수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과학관 직원들도 뇌물 비위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당시 지위 등에 비춰 ‘단순 전달자’에 불과해 범행을 주도하지 않았다”, “전체 뇌물 수수액의 일부만 받았다” 등의 취지로 말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관련 혐의는 모두 인정했다.

브로커들인 B씨 등도 대체적인 사실 관계는 시인했다. 다만 “계약 70여 건의 각 품목 별로 구체적인 뇌물 액수에 대해서는 살펴봐야 한다”, “정상적인 영업 활동의 대가였다”며 일부 혐의는 다퉈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C씨 등 납품업자 등은 일부는 공소사실을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당시 계약을 따내려는 입장에서 뇌물 요구에 응하지 않기 어려웠다”고 했다. 일부는 다음 재판에서 의견을 밝히겠다고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중 한 명이 선임한 변호사가 과거 판사가 근무했던 로펌 소속이었다는 점을 고려해, 사건의 재배당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다음 재판 기일은 추후 지정될 예정이다.

현행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판사가 특정 로펌에서 퇴직한 후 일정 기간이 지나지 않았을 경우, 해당 로펌이 관련된 형사사건을 직접 담당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유철 기자 yoocheol.jeong@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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