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아티스트 이이남 작가가 되살린 고향의 추억
●ACC 지역작가초대전 '이이남의 산수극장'
7월6일까지 복합전시 5관서
산수화 주제·신작 24점 선봬
예술·기술 융합한 미디어아트
고향·부모 향한 그리움 담아내
"바쁜 일상서 잊힌 가치 조명"
입력 : 2025. 04. 03(목) 17:08
‘ACC 지역작가 초대전-이이남의 산수극장’이 4일부터 7월6일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문화창조원 복합전시5관에서 열린다. 사진은 이이남 작가의 설치작품 ‘어머니 그리고 산’. 박찬 기자
‘ACC 지역작가 초대전-이이남의 산수극장’이 4일부터 7월6일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문화창조원 복합전시5관에서 열린다. 사진은 이이남 작 ‘나의 살던 산수’. ACC 제공
고향을 향한 그리움과 부모에 대한 애환을 기술로 융합해 풀어낸 전시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 들어선다. 지역을 대표하는 중견작가이자 대한민국 미디어아트를 선도하는 이이남 작가가 펼쳐낸 예술세계를 체험할 것으로 기대된다.

ACC는 3일 ‘ACC 지역작가 초대전-이이남의 산수극장’ 기자간담회를 열고 4일부터 오는 7월6일까지 열릴 전시를 소개했다. ACC 문화창조원 복합전시5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나의 살던 산수 △어머니 그리고 산 △고향산수도 △아버지의 폭포 △산수극장 △고향의 빛 등을 주제로 24점의 신작으로 채웠다.

이이남은 담양에서 태어나 광주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다. 고전 서화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미디어아트를 선보여 주목받았으며 ACC와는 지난 2015년 개관 페스티벌 공연 ‘세컨드 에디션’을 시작으로 창제작 센터 강연 프로그램 ‘ACT 렉처’, 야외전시 ‘하늬풍경’ 등을 개최하며 인연을 맺어왔다. 지난해에는 주중한국문화원 협력전시 ‘모두의 도원’에도 참여한 바 있다.

이번 전시는 ACC가 개관 10주년을 맞아 지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마련하고 광주·전남 미술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조명하기 위해 기획된 지역작가초대전의 일환이다.

3일 현장에서 감상한 이 작가의 작품들에는 그간 몰두해 왔던 동양 미학을 통한 본질적 탐구, 추상적인 작업과는 또 다른 지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통 산수화와 호남의 자연 풍경, 가족과의 추억을 아우르며 고향의 향수 어린 시선을 미디어아트로 담아냈다.

이번 전시 주제인 ‘산수극장’은 작가가 낯선 사람들과 공연을 보며 다양한 삶에 공감하던 모습에서 출발했다. 산수극장을 거닐며 함께 그리운 고향을 추억하고 나누길 바라는 마음이 담긴 셈이다.

실제 작품 속 담양의 병풍산과 전남 곳곳을 따라 흐르는 영산강은 ACC를 방문하는 모든 이에게 향수를 자아내고, 익숙한 산수화와 실경의 결합으로 이어진 남도의 강산이 친근함을 선사한다.

이이남 작 ‘가족산수도-조춘도’. ACC 제공
이이남 작 ‘산수극장’. ACC 제공
이이남 작 ‘고향의 노을, 고향의 밤’. ACC 제공
‘나의 살던 산수’에서는 어린 시절 달력에서 봤던 산수화들을 영상과 거울 좌대 위 두루마리로 펼쳐내며 관람객들로 하여금 함께 고향을 회상케 한다.

물과 나룻배, 바위로 이뤄진 ‘어머니 그리고 산’은 작가의 어머니가 생전 유람할 수 없었던 아름다운 산에 머물기를 염원하는 마음이 투영된 설치작품이다.

또 추사 김정희가 유배 시절 그린 ‘세한도’에 계절감을 부여한 ‘고향산수도’는 인상적인 상상력과 공간 배치, 연출력을 선사하고 10인치 모니터에 8분의 영상을 가둔 ‘아버지의 폭포’는 끝없이 흐르며 산을 지탱하는 폭포처럼 묵묵히 일했던 아버지의 강인함을 되새긴다.

이 밖에도 ‘산수극장’과 ‘고향의 빛’에서 담양에 자리한 대나무와 병풍산을 거대한 영상설치 작품으로 담아내 자연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했다.

이번 전시는 호남 예술의 자연친화적 서정성을 디지털 기술을 통해 이어가고 있는 이 작가의 작품세계를 망라해 선보이는 자리다. 미디어아트로 구현한 고향 풍경과 옛 시, 산수화의 연결은 향토적인 정취를 담아냄과 동시에 개인적인 서사를 보편적 감성으로 확장했다는 평가다.

이 작가는 “고향과 자연,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되새기며 작업했다. 기술 중심의 현대사회에서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잊히고 있었던 것들을 상기하는 기획”이라며 “이번 전시 또한 총체적인 삶에 관한 개인적 이야기임과 동시에 관람객 모두가 공감하고 추억을 나눌 수 있는 주제를 바탕으로 작업했다. 특히 전시 주제에 맞게 미디어와 오브제의 연결을 강화해 몰입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시 외에도 ACC는 오는 6월 미디어아트 및 지역미술 전문가들과 함께 이이남의 작품세계를 고찰하는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할 예정이다. 전시 관람료는 무료이며 자세한 내용은 ACC 누리집(www.ac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상욱 ACC 전당장 직무대리는 “일상에서 산수를 만끽하고자 했던 우리 선조들처럼 이이남 작가가 펼쳐낸 ‘산수극장’은 ACC를 찾는 관람객 모두에게 고향의 자연을 유람할 시간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ACC 지역작가 초대전-이이남의 산수극장’ 포스터. ACC 제공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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