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1일까지 마은혁 임명 안하면 중대 결심”
韓 대행 압박…사실상 탄핵 경고
박찬대 “혼란 막기 위해 모든 행동”
“본회의 상시 열어 역할 다할 것”
국힘 “내란 자백·국헌 문란” 반발
입력 : 2025. 03. 30(일) 16:27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에게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30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향해 4월1일까지 마은혁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으면 중대 결심을 하겠다며 사실상 탄핵을 경고하자 국민의힘이 ‘내란 자백’, ‘국헌 문란’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 권한대행 국무총리에게 “‘윤석열 복귀’ 프로젝트를 멈추고 마은혁 헌법재판관을 4월 1일까지 임명하라”며 “한 총리가 헌법수호 책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중대 결심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헌법과 법률에 따라 직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이라는 국민의 신임을 배신했다고 판단하기에 충분한 기간이 흘렀다”며 “헌법기관인 국회는 헌정질서를 수호할 책무가 있고, 민주당은 주어진 모든 권한을 행사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가 언급한 ‘중대 결심’과 관련해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한 권한대행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쌍탄핵’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권한대행직을 승계하는 다른 국무위원들마저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을 경우 이들을 차례로 연쇄 탄핵하는 방안까지도 거론된다.

박 원내대표는 ‘중대 결심이 탄핵을 의미하는가’라는 물음에 “이 혼란을 막기 위한 어떤 결단도 할 수 있고, 모든 행동을 다 할 것”이라며 “4월 1일까지 한 총리의 행동을 지켜보고 그 이후에 내용을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연쇄 탄핵’은 지난 28일 당내 초선 의원 모임이 주도적으로 요구한 바 있다.

당내에서는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의 임기가 끝나는 다음 달 18일 전까지 탄핵심판 선고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들의 임기를 연장하는 법 개정 가능성 등도 열려 있다.

박 원내대표는 “이번 주뿐만 아니라 4월 18일 또는 그 전후까지 국회 본회의를 상시로 열어 국회의 역할을 다하겠다”면서 “31일부터 4월 1∼3일까지 최대한 본회의를 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본회의가 열리면 야당이 발의한 최 부총리 탄핵안이 보고되고, 이로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이 이뤄진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늦어지는 것을 두고, ‘윤석열 복귀 작전’이라고 주장했다.

간담회에 배석한 김민석 최고위원은 “헌재 선고가 비정상적으로 지연되는 현 상황은 윤석열 복귀와 제2의 계엄을 위한 총체적 지연작전 때문”이라며 “한덕수·최상목의 ‘마은혁 임명 거부’라는 노림수 위에 시간 끌기가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이날 민주당이 다시 탄핵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경고한 것을 두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민영 대변인은 논평에서 “명백한 내란 자백이다. 행정부 전복을 목적으로 줄탄핵을 예고한 것만으로도 내란음모, 선동에 해당하며 실제 실행에 이를 시 내란죄에 해당한다”며 “삼권분립을 부정하는 쿠데타이며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반발했다.

권동욱 대변인도 “헌법기관·헌법 기구의 기능과 권능 행사를 다수당이라는 ‘국회 무력’을 동원해 정지시키고 마비시키겠다는 것은 형법에서 정의하고 있는 ‘국헌문란’”이라고 쏘아붙였다.

나경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내각 총탄핵은 통합진보당의 국지적·폭력적 체제 전복 시도보다 더 위험한 제도적 체제 전복”이라며 “만약 당의 공식 입장이라면 정부는 즉각 위헌정당해산심판 제소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철수 의원은 소셜미디어(SNS)에 국무위원 연쇄탄핵을 경고한 민주당 초선 의원들을 향해, “국민과 민생을 배신한 이들 72명은 국회의원직을 즉각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당 법률자문위원회를 중심으로 민주당 초선 의원들과 이 대표, 방송인 김어준 씨 등 72명을 내란선동죄 등으로 고발할 방침이다.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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