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거장들’, 광주 상륙…현대미술 걸작 선보인다
10월까지 ACC 10주년 특별전
문화창조원 복합6관…작품 36점
뉴욕의 20세기 추상미술 조명
'잭슨 폴락' 2000억 작품 '압권'
티켓 2만여장 선판매 기대감 ↑
입력 : 2025. 07. 17(목) 15:56
한이준 도슨트가 17일 광주광역시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문화창조원 복합6관에서 열린 ‘뉴욕의 거장들’ 전시 기자간담회에서 잭슨 폴록의 ‘수평적 구조’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박찬 기자
‘뉴욕의 거장들’ 전시가 열리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문화창조원 복합6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리 크레이스너 작가의 제목 없는 작품을 볼 수 있다. 박찬 기자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잭슨 폴록과 마크 로스코 등 ‘뉴욕의 거장들’의 명화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 상륙했다. 20세기 미국 추상미술 황금기의 걸작들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광주에서 마련되면서 미술 애호가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ACC재단은 17일, ‘뉴욕의 거장들’ 전시 개막을 앞두고 문화창조원 복합6관에서 언론에 작품을 공개했다. 잭슨 폴록, 마크 로스코 등 미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21명의 작가가 남긴 원화 36점이 전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전시는 뉴욕 유대인 박물관과 이스라엘 박물관, 폴록-크레이스너 재단이 소장한 주요 컬렉션으로 구성됐으며, 국내에서는 최초로 공개되는 작품들도 다수 포함됐다.

전시는 단순한 작품 전시를 넘어, 두 차례 세계대전을 겪은 후 뉴욕이 세계 미술의 중심지로 자리 잡는 과정을 여섯 개의 섹션으로 풀어냈다.

△1부 ‘추상표현주의’에서는 전통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감정을 붓으로 풀어낸 예술가들의 도전정신을, △2부 ‘꿈을 넘어선 도전’에서는 초현실주의의 영향 아래 무의식과 꿈, 내면의 세계를 추구한 실험적 표현들을 선보인다.

△3부 ‘어반 캔버스’에선 산업화와 도시화의 흐름 속에서 뉴욕이라는 도시가 어떻게 추상의 무대가 됐는지를 조명하며, △4부 ‘추상과 색면회화’는 색채의 물성을 탐구한 작가들의 시도가 이어진다. △5부 ‘미니멀리즘과 그 후’는 1960년대 유대인박물관이 공식적으로 소개한 미니멀리즘의 정제된 형식미를, △6부는 잭슨 폴록의 창작 과정을 기록한 다큐멘터리로 구성됐다.

이번 전시의 백미는 단연 잭슨 폴록과 마크 로스코의 작품이다.

폴록의 ‘수평적 구조’는 드리핑 기법이 절정에 달했던 1940년대 말 작품으로, 추정 가치만 2000억원에 이른다. 캔버스에 붓을 대지 않고 물감을 흩뿌리는 액션페인팅 방식은 관람객에게 시각 이상의 에너지를 전달한다.

마크 로스코의 ‘십자가’는 국내 첫 공개작이다. 로스코는 인간 내면의 고통과 숭고함, 종교성을 추상적으로 탐구한 색면화로 명성을 얻었다. 이 작품은 강렬한 색채 대비와 단순한 구조 속에서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물음을 던진다.

이 밖에도 아돌프 고틀리브, 바넷 뉴먼, 모리스 루이스, 리 크레이스너 등 당시 뉴욕을 중심으로 활약한 작가들의 대표작들이 전시장에 함께했다. 특히 전시장 입구에 배치된 리 크레이스너의 무제 작품은 강렬한 선과 면으로 관객을 전시의 흐름 속으로 이끈다.

전시 기간 중 매주 수·금·토요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에는 관람객 50명을 대상으로 ‘스페셜 도슨트’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참가자는 폴록의 드리핑 기법을 직접 체험하며 추상표현주의의 정신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ACC재단 관계자는 “관람 이상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 단계부터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구성했다”며 “예술을 ‘보는’ 전시에서 ‘참여하는’ 전시로 확장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오는 10월 9일까지 ACC 문화창조원 복합6관에서 이어진다. 관람권은 성인 1만3000원, 청소년·어린이 1만원이며, 광주·전남 지역민에게는 20% 할인 혜택이 적용된다. 예매는 카카오톡, 네이버, 티켓링크, 인터파크 등에서 가능하다.

전시 개막 전부터 관람권 2만장 이상이 판매될 정도로 기대감이 높다. ACC재단은 전국 각지의 미술 애호가와 관람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도슨트 한이준 씨는 “국내에서는 주로 인상주의 중심의 유럽미술 전시가 많았던 반면, 이번 전시는 현대미술사에서 가장 격동적이었던 뉴욕의 실험정신을 국내 최초로 소개하는 기회”라며 “특히 광주에서 이러한 수준의 원화 전시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뜻깊다”고 강조했다.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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