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화위복 기회 삼아야 할 전남 의대 무산
새정부·의료계 등 대타협 절실
입력 : 2025. 04. 14(월) 17:08
전남도민의 오랜 숙원인 전남 국립의과대학 설립이 사실상 무산됐다고 한다. 현 정부가 의료계와의 갈등을 봉합하지 못한 채 결국 올해 의대생 수업 복귀를 전제로 정원을 동결하면서 의대 신설이 어려워진 것이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1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남국립의과대학의 2026년 개교는 사실상 어렵다”고 밝혔다.

전남도는 그동안 국립목포대와 국립순천대의 통합을 통해 2026학년도 개교를 목표로 의대 설립을 추진해 왔다. 의대신설 의지를 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이 파면 당하면서 동력을 잃었고, 의료계와의 협상조차 못해본 채 백기를 들었다. 결국 전남도의 의대신설 꿈도 산산이 무너졌다. 아직 좌절해서도 안된다. 정부를 설득해 의대신설 목전까지 가기위해 수없는 노력을 해왔다. 의대신설을 놓고 동서지역 간 갈등도 풀어냈다. 목포대와 순천대간 ‘대학 통합’을 통해 의대 신설 명분과 설득 논리까지 만들었다.

전남도는 2026학년도 의대 개교는 어렵다고 보고, 2027년 개교를 목표로 의대 설립을 추진한다고 한다. 우선 오는 6월 치러질 조기 대선에 전남지역 국립의과대학 설립을 공약으로 추진해 줄 것을 각 정당에 요청할 계획이다. 이달 중에는 전남도와 목포대·순천대, 의료계 등으로 의대설립 공동준비위원회를 꾸려 정부와 의료계를 설득할 계획이다. 공동준비위원장은 양 대학 대외협력부총장이 맡고 전남도 인재육성교육국장과 대학 기획처장, 의료기관장 등 20명 안팎으로 위원이 구성될 예정이다.

2027년 개교가 이뤄지려면 정부와 의료계 간 타협이 절실하다. 의대 정원 확대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던 현 정부의 접근방식은 절대 금물이다. 또한 정원확대와 별개로 전남의 열악한 의료환경을 감안한 의대신설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전남은 의대 신설을 위해 충분한 노력을 보여왔다. 2026년 개교가 물거품 됐지만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6월 대선 이후 출범할 새 정부와 의료계는 갈등을 멈추고 건강권을 박탈당하고 있는 도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논의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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