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학내 혼란 키우는 지역 의대생 '수업 거부'
대규모 유급 앞서 대화 필요해
입력 : 2025. 04. 15(화) 17:18
전남대·조선대 의대생들이 복학 이후 수업 거부로 맞서고 있다고 한다. 휴학중인 의대생 전원 복귀를 전제로 의대정원을 원복 하겠다는 정부의 제안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료계의 불만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문제는 지역대학들은 학사 정상화가 늦어지면서 대규모 유급에 따른 학내 혼란이 가중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남대 의대는 지난 7일부터는 모든 의대 수업을 강의실 대면을 원칙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대면 강의 참여율은 과목마다 편차는 있지만 대체로 전체 수강생의 10% 안팎으로 저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남대 의대는 의사 국가고시 응시 요건인 실습 강의 52시간을 이수해야 하는 본과 4학년부터 유급 여부에 대해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대 의대 역시 온라인 비대면 강의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소수만이 수업에 복귀한 상황이다. 조선대 의대는 현재까지 수업 불참 학생에 대해 당장은 유급을 고려치 않고 학년 말에 확정·통보할 방침이다. 다만 교육부 방침 등 변수가 많아 유급 통보 시점이 바뀔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유급은 학년 말에야 확정되지만 정부가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정원 확정 시점과 맞물려 올해 유급 통보를 서두를 가능성 높다. 문제는 대학이다. 각 대학은 현재 본과 3·4학년, 예과생들의 수업 일수가 미달되는 이달 말이면 유급 예정 통보에 나설 수도 있다. 의대생들의 대량 유급이 현실화할 경우, 내년도 의대 학사 운영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비관론도 나온다. 의대생들의 단체행동은 정부를 향한 반발 분위기가 크다.

내란과 탄핵, 대통령 파면으로 국내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경제는 미중 갈등으로 풍전등화고 내수 침체로 골목상권은 죽을 맛이다. 이런 어수선한 상황에서 의료계의 행태는 많이 아쉽다. 정책의 연속성은 있지만 과거 정부와의 앙금은 이젠 접어야 할 때다. 곧 새로운 정부가 태동한다. 엉켜버린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내도록 의료 문제 해소를 위한 대화의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 길어지는 의정 갈등에 ‘참의사’를 꿈꾸는 의대생마저 전쟁터에 내몰리는 모습이 애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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