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대선 불출마 "'나 아니면 안돼' 함정에 빠질 수 없어"
입력 : 2025. 04. 12(토) 11:55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21대 대통령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12일 오 시장은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백의종군으로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오 시장은 “우리 당이 배출한 대통령의 탄핵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참담함과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정이 중단되고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을 안겨드린 점, 통렬히 반성하며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 우리 당 누구도 윤석열 정부 실패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한 사람이 아닌 우리 모두 나눠 가져야 할 부채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의 보수정치는 국민 여러분께 대안이 되기는커녕 짐이자 근심거리가 되고 있다. 국민께 다시 신뢰를 받는 보수로 환골탈태하는 것만이 대한민국을 다시 세우고 비정상을 정상화하는 길”이라며 “대통령 탄핵이 선고되고 조기 대선이 현실화한 무렵부터 과연 지금이 시장직을 중도에 내려놓을 가능성까지 열어둔 채로 나서야 할 때인가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었다”고 전했다.

그는 “국민이 믿고 의지하는 보수정당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 어떤 역할이라도 감수하겠다는 생각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지만 국민이 진심으로 ‘보수가 새롭게 태어났다, 기대할 수 있겠다’고 체감할 수 있다면 미약하게나마 제 한 몸 기꺼이 비켜드리고 승리의 길을 열어드려야겠다고 결심했다”면서 “‘나 아니면 안 돼’라는 오만이 횡행해 우리 정치가 비정상이 됐는데, 평생 정치 개혁을 외쳐온 저마저 같은 함정에 빠져선 안 된다고 결론을 내렸다. 저는 이번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백의종군으로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정치인에게 추진력은 물론 중요한 덕목이지만, 멈춰야 할 때는 멈추는 용기도 필요하다”며 “비록 저는 출마의 기회를 내려놓지만, 당과 후보들에게는 딱 한 가지만 요청드린다. ‘다시 성장’과 더불어 ‘약자와의 동행’을 대선의 핵심 어젠다로 내걸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당초 오 시장은 13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었다.

한펴 이날 오 시장은 국민의힘 일각에서 제기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차출론에 대해 “총리께서 스스로의 결단·의지로 임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대통령으로서 국정을 책임지겠다는 입장이 되시려면 본인의 의지, 결단으로 국민 여러분께 ‘제가 나라의 미래를 이런 방향으로 책임지겠다’는 입장을 스스로 밝히고 국민 여러분의 선택을 기다리는 마음가짐이 가장 필수적인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경선 후보를 지지할 의사가 있냐는 질문에는 “저의 구상과 일치하는 비전을 제시하는 후보는 누구라도 도와 정권 재창출에 매진하겠다”고 답했다.
곽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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