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남 '1개 의대·2개 병원' 현실성 있나
지역간 갈등봉합 등 우선돼야
입력 : 2024. 09. 12(목) 17:59
전남도가 용역기관을 통해 국립의대 1곳과 대학병원 2곳을 설립하는 추천안을 마련했다. 전남도 국립의대 및 대학병원 신설 정부 추천대학 선정 용역기관인 에이티커니코리아와 법무법인 지평 컨소시엄은 12일 전남도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추천안을 밝혔다. 의대 입학정원은 2026학년도 타 지역거점 국립대학의 의대 정원 규모를 고려하되 지역의 의료인력 수요를 감안해 200명 내외로 했다.

대학병원은 총 1000~1200병상(한 곳당 500∼600명) 규모로 상급종합병원 수준으로 설립하되 병원별 구체적 규모는 대학에서 자율로 정하도록 하고, 각 대학병원은 지역 특성에 맞춰 특화 진료영역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설립할 것을 제안했다. 소요 예산은 1000병상 기준 7000억 원 가량으로 분석됐다. 예산은 국가가 20~25% 지원하고, 나머지는 대학이 부담한다. 용역사는 2개 대학병원 신설로 커지는 대학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는 전남도가 병원 설립비용의 30% 수준의 예산 지원을 제시했다.

의정 갈등 장기화가 걸림돌이다. 정치권의 ‘의대 정원 증원 유예’ 압박까지 가해지고 있다. 전남 내부에서도 의대 후보지 선정을 놓고 갈등이 봉합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남도가 제시한 ‘1개 의대·2개 병원’이 현실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1개 의대 신설은 그렇다 치더라도 최소 7000억 원 이상의 신설비용과 대학병원 유지비용을 감안한다면 2개 대학병원은 정부 설득 가능성에 의문이 든다. 의정갈등 장기화로 의료현장에선 의료공백까지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이 동력을 잃고 있는 분위기다. 그렇다고 전남도내 의대신설은 중단되서는 안된다.

‘의과대학이 없는 전남’이라는 열악한 의료여건 속에 도민들의 건강·생명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전남도내 의대신설은 절실하다. 이번 제시안이 정부를 설득할 확실한 카드가 되기 위해서는 동서지역간 갈등 봉합과 함께 지역 정치권과 모든 도민들의 지지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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