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대목맞은 오일장 활기… 손님도 상인도 '웃음꽃'
●추석 명절 앞둔 함평전통시장 가보니
제수 장만 위해 시장찾은 손님 북적
고물가에 낱개 구매 사람들도 늘어
생선구이· 전 등 조리음식도 인기
온누리 상품권 등 혜택 활성화 도움
입력 : 2024. 09. 12(목) 19:04
추석을 닷새 앞둔 12일 함평천지전통시장에 제수용과 선물용으로 쓸 생선과 과일 등을 사려는 손님들이 분주히 오가고 있다. 김양배 기자
“오늘만 만원에 팔아요. 떨이에요, 떨이.”

추석을 닷새 앞둔 12일 오전 함평천지전통시장. 명절 음식을 마련하기 위해 시장을 찾은 손님들로 붐벼 간만에 활기를 띠고 있었다.

시장 매대에는 추석 성수품이 가득 놓여있어 명절 분위기가 물씬 느껴졌다. 상품이 놓인 판매대 앞에는 ‘오늘만 이 가격’, ‘최저가 판매’ 등 구매를 유도하는 문구가 적혀 있었고 손님의 발길을 붙잡으려는 상인들의 목소리가 서로 경쟁하듯 곳곳에서 인파를 뚫고 터져 나왔다.

음식을 직접 만드는 예년의 추석문화에서 이제는 번거로움을 피해 음식을 구매하는 문화로 바뀌면서 생선구이와 각종 전을 판매하는 매장이 생겨나 시장 내부에는 음식 냄새로 진동했다.

이날 이른 오전부터 상인들은 선물세트를 포장하며 영업 준비에 분주했고 장을 보러 나온 주민들은 양손 가득 검은 봉지를 들고 두리번거리며 시장을 둘러보고 있었다.

종종걸음으로 시장을 누비던 주민들은 가격을 듣고 깜짝 놀라며 걸음을 재촉한다.

주부 윤모(52)씨는 “샤야할 물건을 다 못 샀는데 벌써 가져온 현금 20만원이 동나기 직전이다”며 “물가가 너무 올라서 명절 차례도 최소화했는데 여전히 부담이다”고 말했다.

고물가 여파로 일부 손님들과 상인들 사이에서는 푸념도 나왔지만, 정이 넘치는 전통시장 답게 곳곳에서 흥정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오후 인근 공용버스터미널에는 짐 보따리를 들고 집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노인들이 모여 있었다.

엄다면 주민 김양례(75)씨는 “이번 추석에는 자녀들이 많이 못 온다고 해서 고기랑 과일만 조금 샀다”면서 “이곳 저곳에서 덤을 얻다보니 할인된 가격으로 상품을 구매한 것 같다”고 말했다.

추석 음식 하면 빠질 수 없는 송편은 예년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인기가 많았다 .

방앗간을 운영하는 이기남(67)씨는 “매출이 예전 같지 않다. 거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며 “요새는 추석에 송편을 먹는 집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택배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손님들은 온누리상품권을 통해 물건을 싸게 구매할 수 있어 만족하기도 했다.

이모(67)씨는 “자식에게 받았던 온누리 상품권을 어디에 쓸 수 있는지 몰라서 안 쓰고 있었는데 이번에 시장에서 쓸 수 있다는 것을 알게돼 돈 한푼 안들이고 장을 봤다”고 강조했다.

모처럼 맞은 장날의 활기에도 고물가 여파는 여전히 상인들의 어려움을 키웠다.

20년째 청과물 노점상을 운영하는 장철(59)씨는 “지역에 어르신들이 많다 보니 사과나 배 등을 낱개로 구매하는 손님이 늘었다”며 “올해는 폭염 때문에 과일값이 비싸져서 그런지 손님들이 줄었다. 추석에 맞춰 준비한 선물 세트 물량도 남게 생겼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장씨는 “전체적인 매출은 많이 줄었지만 그나마 온누리 상품권이나 지역 상품권 등 할인·환급 혜택이 늘어서 마트 대신 시장을 찾는 손님이 은근히 있다”며 “상권을 살리기 위해 혜택을 늘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홍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추석 물가 안정을 위해 성수품을 추가로 공급하고 할인지원 품목을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전통시장에서는 품목과 관계없이 농축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농할상품권을 30% 할인 판매하고, 고령자 등 디지털 취약계층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100억원을 투입해 온누리상품권 현장 환급 행사를 추진한다.
정상아 기자 sanga.jeong@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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