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한강 작가 생가 인근 ‘기념 북카페 조성’ 무산
이명노 시의원 "광주를 책 쓰는 도시로"
입력 : 2025. 06. 29(일) 16:24
광주 5·18민주화운동 45주년 엿새를 앞둔 지난 5월 12일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학생들이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 책 주인공 ‘동호’ 실존 인물인 문재학 열사의 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뉴시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하고 독서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한 북카페 조성 사업이 불발됐다. 광주광역시의회 심의 과정에서 예산이 전액 삭감된 것이다.

광주시는 최근 한강 작가의 유년 시절 거주지 인근에 ‘골목길 문화사랑방’이라는 이름으로 북카페를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당초 한강 작가 생가 매입을 시도했으나, 소유주 반대로 무산돼 인근 북구 중흥동의 공터를 4억8000만원의 예비비로 매입했다. 이후 지상 4층, 연면적 238㎡ 규모의 북카페 신축을 위해 10억5000만원의 예산을 추가경정예산안에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지난 26일 “사업의 실효성과 차별성이 부족하다”며 예산 전액을 삭감했다. 북카페 사업이 사실상 무산된 것이다.

이명노 광주시의원은 예산 심의 과정에서 “전국 지자체가 천편일률적으로 ‘한강의 도시’ 이미지를 소비하는 데 급급하다”며 “광주는 더 깊은 고민과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벨문학상 수상은 단지 책을 많이 읽는 도시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좋은 책이 쓰이는 문화 기반에서 비롯된다”며 “광주는 시민이 저자가 되고 창작 생태계를 갖춘 도시, 책을 쓰기 위해 사람들이 모이는 도시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대안으로 △시민 집필 컨설팅 프로그램 △출판 전문 교육 △‘한강 백일장’ 등 전국·국제 단위 문학 창작대회 △우수 작품 출판 지원 등 실질적인 창작 지원 정책 등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예산이 삭감된 것은 아쉽지만 매입한 부지를 보다 실효성 있게 활용할 다양한 대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성현 기자 sunghyun.jung@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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