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회 대통령기 양궁대회 결승 경기가 29일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5·18민주광장에서 열려 리커브 남여 고등부, 남여 대학부, 남여 일반부 등 종목별 개인전이 펼쳐지고 있다. 이번 대회는 2025광주세계양궁선수권대회 프레 대회로 열렸다. 김양배 기자

‘제43회 대통령기 전국 남녀 양궁대회’ 결승전이 29일 광주광역시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려 개인전 수상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최동환 기자

“텐! 텐! 텐!” 90m 너머 정중앙을 꿰뚫는 화살에 광장이 들썩였다.

2025 광주 세계양궁선수권대회의 예비 무대인 ‘제43회 대통령기 전국 남녀 양궁대회’ 결승전이 29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펼쳐졌다. 사흘째 폭염주의보가 이어지는 가운데, 뙤약볕 아래에서도 선수들은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채 극한의 승부를 이어갔다.

이날 결승은 지난 24일부터 닷새간 이어진 치열한 예선을 뚫고 올라온 고등·대학·일반부 선수들의 마지막 무대였다. 특히 차량 경적, 시민 소음 등 도심 한복판의 소란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경기를 이어간 모습은 시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양궁 사대가 들어선 민주광장은, 1980년 5월 계엄군에 맞서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외쳤던 상징의 공간이다. 이날 만큼은 같은 자리에서 평화를 향한 활시위가 팽팽히 당겨졌고, 화살 한 발 한 발이 표적지를 꿰뚫을 때마다 관중석에서는 무더위보다 더 뜨거운 박수와 환호가 터졌다.

여자 대학부 리커브 개인전 결승에 나선 오예진(21·광주여대)과 탁해윤(22·순천대)의 맞대결은 경기장의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오예진은 1·2세트를 모두 29-27로 따내며 4-0으로 앞섰으나, 이후 두 세트를 내주며 4-4 동점을 허용했다. 마지막 세트에서 침착하게 29점을 기록한 오예진이 흔들린 탁해윤(25점)을 따돌리며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결승 현장을 찾은 시민들도 경기의 박진감에 빠져들었다. 이른 아침부터 경기장을 찾은 윤종찬(76)씨는 “기보배, 안산 같은 올림픽 스타들을 길러낸 광주는 양궁의 자존심”이라며 “이렇게 상징적인 장소에서 세계대회를 앞두고 예비전이 열리니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세계선수권을 앞둔 마지막 실전 무대인 이번 대회는 광주가 다시 한 번 ‘양궁 메카’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시켜주는 자리였다.

오는 9월에 펼쳐지는 2025 광주 세계양궁선수권대회는 더 박진감 넘치는 무대가 펼쳐질 예정이다. 예비 무대에서 부족했던 관중석이 마련되는 것을 포함해 선수들이 대회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인근 도로 통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 양궁 선수단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6개, 동메달 3개 등 총 14개의 메달을 획득, 시도종합순위 3위를 차지했다.

오예진이 금 2개(여대부 개인전·30m)와 은 4개(단체전·70m·60m·50m)를 따내며 광주의 선전을 이끌었다.

이승윤(광주 남구청)은 금 1개(남일부 90m), 최미선이 금 1(여일부 30m)·동 1개(개인전), 전준희(광주체고)가 금 1개(남고부 30m), 김수린(광주시청)이 은 1(여일부 60m)·동 1개(여일부 단체전), 신정우(광주체고)가 은 1개(컴파운드 고등부 개인전), 이동민(광주 남구청)이 동 1개(남일부 개인전) 등을 각각 수확했다.

한편 30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2025 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남녀 컴파운드 태극전사(최용희·김종호·최은규·소채원·심수인·한승연)들과 해외우수선수단, 남녀 리커브 태극전사(김우진·이우석·김제덕·임시현·안산·강채영)들과 이번 대회 남녀일반부 우승팀인 울산 남구청, 인천시청과의 특별 이벤트 매치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