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 사이트를 보고 갔는데, 다른 가게로 바뀌어 있어 당황했어요.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공식 페이지라 믿고 찾아갔는데 실망스러웠습니다.”

광주광역시 동구가 운영하는 관광정보 안내 누리집인 ‘광주 동구 문화관광’이 부실하게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 방문의 해’를 맞아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이 늘고 있지만, 수년 전 폐업된 가게가 그대로 소개되고 축제 등 주요 행사 정보도 제때 갱신되지 않아 혼선을 빚고 있다.

11일 접속한 ‘광주 동구 문화관광’에는 무등산 국립공원부터 대인시장·남광주시장, 충장로, 동명동 카페거리와 같이 동구를 대표하는 명소들이 상세히 소개돼 있었다.

각 장소별 운영 정보와 역사, 편의시설, 주변 식당·숙소·즐길거리 등 관광객들에게 유용한 정보도 함께 제공된다. 보물·천연기념물, 도로명 유래, 5·18 사적지에 대한 설명까지 담겨 있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두루 접할 수 있는 구조다.

광주의 원도심이자 관광의 중심지로 자리잡은 동구를 찾는 외지인들에게는 믿을 만한 안내 페이지로 보이지만, 막상 내용을 들여다보면 곳곳에서 오류가 드러난다.

광주광역시 동구가 운영하는 관광정보 안내 누리집 ‘광주 동구 문화관광’에 같은 장소의 과거 폐업한 가게와 최근 새로 입점한 가게가 동시에 소개되고 있다. 광주 동구 문화관광 페이지 캡쳐

특히 코로나19 시기 폐업한 가게가 여전히 등록돼 있는가 하면, 같은 장소에 폐업한 가게와 최근 새로 입점한 가게가 동시에 소개되는 경우도 수두룩했다. 업종을 불문하고, 4년 가까이 지난 정보도 많아 사실상 검증 없는 안내로 방치된 셈이다.

행사 정보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동구의 대표 축제 정보를 소개하는 ‘오늘, 동구’ 코너에는 지난 4월 종료된 광주문화유산야행 ‘돌의 기억’이나 이달 1일 끝난 ‘무등산 인문축제’ 등이 여전히 지난해 일정과 프로그램으로 소개돼 있다.

오는 10월 열릴 ‘충장라온페스타(가을ON)’는 지난해 기준으로, 지역 최대 축제인 ‘추억의 충장축제’ 정보는 올해 기준으로 뒤섞여 있어 운영이 엉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식 누리집을 신뢰하고 방문 일정과 장소를 계획한 관광객들이 현장에서 혼란을 겪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박모(25)씨는 “대학 친구들과 광주 여행을 준비하던 중 웹서핑을 하다가 우연히 ‘광주 동구 문화관광’에 접속하게 됐다”며 “소개된 식당을 찾아갔더니 이미 다른 가게로 바뀌어 있어 헛걸음을 하게 됐다.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공식 사이트라 믿고 갔는데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광주 방문의 해’ 선포와 함께 최근 탄핵 정국,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등으로 5·18사적지를 비롯한 지역 관광지를 찾는 발길이 늘고 있는 만큼, 누리집 운영의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역민들의 목소리도 나온다.

권모(27)씨는 “축제 정보를 찾아보려 했는데 날짜가 제각각이라 결국 다른 경로로 다시 검색해야 했다”며 “‘광주 방문의 해’라며 곳곳에서 홍보하면서도 정작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식 누리집조차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꼬집었다.

동구는 다음달 말까지 누리집의 오류 사항을 수정하고 있으며, 당분간 정보의 오류가 발생할 수 있음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팝업창을 띄우겠다는 입장이다.

동구 관계자는 “앞선 오류 지적을 반영해 외주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고, 다음달 말까지 누리집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신규 사업의 스토리텔링 요소를 반영하는 과정에서 수정이 다소 지연되고 있다”며 “불편을 겪으신 시민들께 사과드린다. 오류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음을 알리는 안내창을 즉시 띄워 혼선을 방지하고, 양해를 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