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소는 말이 없고’…해남 집단 폐사 '관리 소홀' 추정
경찰, 30대 농장주에 출석 요구
마을 주민 “굶어 죽은 것 같아”
시료 분석 결과 전염병은 음성
업계 “의아, 관리 여부 확인을”
마을 주민 “굶어 죽은 것 같아”
시료 분석 결과 전염병은 음성
업계 “의아, 관리 여부 확인을”
입력 : 2025. 03. 11(화) 18:46

소 63마리가 폐사한 채 발견된 해남 송지면 축사의 모습. 해남경찰 제공
해남의 한 한우 농가에서 소 63마리가 숨진 채로 발견돼 지자체와 경찰이 조사에 나선 가운데 축사 주인의 관리 소홀로 장시간 방치돼 소들이 굶어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
해남경찰은 해남 송지면 한 축사에서 소 63마리가 집단 폐사한 것과 관련해 30대 농장주 A씨를 상대로 출석 요구를 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피의자 신분 조사를 위한 것으로 A씨가 고의로 소들을 굶긴 정황이 발견될 경우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다는 계획이다.
독극물로 인한 폐사를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경찰은 소들이 집단으로 폐사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독극물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또 전남도 동물위생시험소가 채취한 시료를 분석한 결과 전염병에 대해서는 음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확한 폐사원인에 대해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이 나와야겠지만 이를 두고 마을 주민들은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마을 주민 B씨는 “그 집이 마을 외곽에 있기도 하고 저수지 위쪽으로는 그 집 하나 밖에 없어 오고가는 길에 볼 수도 없었을 뿐 아니라 평소 마을과 자주 교류하던 집이 아니어서 이런 일이 있었는지도 몰랐다”면서 “원래 축사를 관리하던 아버지가 죽고 도심에 살던 아들이 내려와 관리한 걸로 알고 있다. 바쁜 일이 있다고 ‘형님 저희 집 소 밥 좀 주쇼’하면 안 줄 이웃이 없는데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마을 주민 C씨도 “소식을 접하고 사건이 일어난 해당 외양간을 가보니 소들이 하나같이 뼈가 보일 정도로 마른 게 굶어죽은 것은 사실인 것 같지만 분명 무슨 사정이 있어서 그랬겠지 고의로 죽인 것은 아닐 것이다”며 “소를 정상적으로 키우려면 한마리당 하루 평균 4㎏의 사료를 줘야하는데 사료를 얼마나 줄였는지, 한우정액신청여부나 사료비 지원 신청이력 등 그동안 관리여부를 면밀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축산업계 종사자들도 이번 ‘소떼 집단 폐사’에 대해 의아하다는 입장이다. A씨의 축사 뿐 아니라 대부분의 축사 구조를 보면 사료를 주는 곳이 일렬로 나란히 이어져 있기 때문에 사료를 주는게 어렵지 않은 반면, 소가 아사(餓死)하려면 최소 2주 이상을 굶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게 종사자들의 설명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 9일 오후 해남 송지면 한 축사에 소떼가 죽어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축사 내부 전체 67마리의 소들 중 63마리가 죽어있는 것을 확인했다.
수의사 등 전문가들이 현장을 방문한 결과 외부 공격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농장을 관리하던 A씨는 “최근 일정이 많아 제대로 관리를 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폐사 원인이 정확해지는 대로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입건 여부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민현기 기자 hyunki.min@jnilbo.com
해남경찰은 해남 송지면 한 축사에서 소 63마리가 집단 폐사한 것과 관련해 30대 농장주 A씨를 상대로 출석 요구를 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피의자 신분 조사를 위한 것으로 A씨가 고의로 소들을 굶긴 정황이 발견될 경우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다는 계획이다.
독극물로 인한 폐사를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경찰은 소들이 집단으로 폐사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독극물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또 전남도 동물위생시험소가 채취한 시료를 분석한 결과 전염병에 대해서는 음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확한 폐사원인에 대해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이 나와야겠지만 이를 두고 마을 주민들은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마을 주민 B씨는 “그 집이 마을 외곽에 있기도 하고 저수지 위쪽으로는 그 집 하나 밖에 없어 오고가는 길에 볼 수도 없었을 뿐 아니라 평소 마을과 자주 교류하던 집이 아니어서 이런 일이 있었는지도 몰랐다”면서 “원래 축사를 관리하던 아버지가 죽고 도심에 살던 아들이 내려와 관리한 걸로 알고 있다. 바쁜 일이 있다고 ‘형님 저희 집 소 밥 좀 주쇼’하면 안 줄 이웃이 없는데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마을 주민 C씨도 “소식을 접하고 사건이 일어난 해당 외양간을 가보니 소들이 하나같이 뼈가 보일 정도로 마른 게 굶어죽은 것은 사실인 것 같지만 분명 무슨 사정이 있어서 그랬겠지 고의로 죽인 것은 아닐 것이다”며 “소를 정상적으로 키우려면 한마리당 하루 평균 4㎏의 사료를 줘야하는데 사료를 얼마나 줄였는지, 한우정액신청여부나 사료비 지원 신청이력 등 그동안 관리여부를 면밀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축산업계 종사자들도 이번 ‘소떼 집단 폐사’에 대해 의아하다는 입장이다. A씨의 축사 뿐 아니라 대부분의 축사 구조를 보면 사료를 주는 곳이 일렬로 나란히 이어져 있기 때문에 사료를 주는게 어렵지 않은 반면, 소가 아사(餓死)하려면 최소 2주 이상을 굶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게 종사자들의 설명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 9일 오후 해남 송지면 한 축사에 소떼가 죽어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축사 내부 전체 67마리의 소들 중 63마리가 죽어있는 것을 확인했다.
수의사 등 전문가들이 현장을 방문한 결과 외부 공격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농장을 관리하던 A씨는 “최근 일정이 많아 제대로 관리를 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폐사 원인이 정확해지는 대로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입건 여부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