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친환경 경영 확대에도 포장폐기물 감축 미흡
롯데百, 보랭가방 회수 이벤트
대형마트, 친환경 포장재 도입
폐기물 절감 실질 노력 ‘소극적’
“과대 포장, 명확한 규제 절실”
입력 : 2025. 02. 18(화) 17:42
환경 문제가 주요 이슈로 부각되는 가운데 유통업계가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경영의 일환으로 포장재 감축, 자원순환 촉진, 친환경 포장재 활용 등의 지속가능한 방안을 도입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광주점 제공
환경 문제가 주요 이슈로 부각되는 가운데 유통업계가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경영의 일환으로 포장재 감축, 자원순환 촉진, 친환경 포장재 활용 등의 지속가능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택배 과대포장 규제 등 포장재 폐기물 감축에 관한 명확한 규제가 마련돼 있지 않아, 유통 및 식품업계의 친환경 경영은 기업의 자발적 노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따라 포장재 감축 활동이 체계적으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으며, 과대포장 문제 및 폐기물 배출 증가로 인한 환경적 부담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 2022년 추석부터 친환경·자원순환 프로그램 ‘보랭 가방 회수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명절 선물로 받은 롯데백화점 전용 정육·곶감·선어 보랭 가방을 가까운 롯데백화점 내 사은행사장에 반납하면, 보랭 가방 1개당 ‘엘포인트(L.POINT)’ 3000점을 적립해주는 프로모션으로, 1인당 최대 5개까지 반납 및 적립이 가능하다. 회수 보랭 가방 수는 매 명절마다 10% 이상 증가했으며, 지난해 추석까지 총 5번의 명절 기간 동안 약 6만6000개의 보랭 가방이 회수됐다.

이번 설에는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23일까지 롯데백화점 전 점에서 보랭 가방 회수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회수된 보랭 가방은 롯데백화점에서 업사이클링(Upcycling)해 새로운 굿즈로 탄생시킬 예정이다.

이외에도 프리미엄 식료품 브랜드 ‘레피세리’ 친환경 기프트 패키지도 도입했다. 대표적으로 포장 소재를 모두 친환경 지류로 교체하고 불필요한 부자재를 줄인 일체형 패키지도 도입했다. 정육을 포장할 때 들어가는 아이스팩은 식물성 아이스젤을 사용한다.

다양한 가격대의 생필품과 식료품을 판매하며 고객 접근성이 뛰어난 대형마트도 친환경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먼저 롯데마트는 친환경 포장재 상품 개발에 힘을 쓰고 있다. 대표적으로 ‘오늘좋은 미네랄워터 ECO(2ℓ*6)’는 비닐 라벨을 없앤 무라벨 상품으로 연간 약 1톤의 비닐 포장재를 줄이는 효과를 지닌다. 또 명절에는 R-PET(Recycled PET) 원단으로 제작해 재사용이 가능한 축산용 보냉백을 도입, 명절 기간 한번 쓰고 버려지는 축산 보냉 가방을 재활용함으로써 환경 보호 및 플라스틱 선순환 체계 구축에 기여했다.

종이 포장재를 사용한 친환경 신선식품도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지난 2023년 7월 플라스틱 용기 대신 종이 패키지인 ‘페이퍼 보드’로 포장한 ‘척아이롤, 부채살, 살치살’ 상품을 행당역점을 포함한 11개점에 출시해 판매했으며, 포장재 상단에 간편하게 분리할 수 있는 ‘에코탭’을 적용해 손쉽게 분리배출 할 수 있도록 했다. 같은 해 8월에는 사탕수수로 만든 종이 ‘얼스팩(Earth Pact)’을 사용한 ‘리얼스 동물복지인증 계란’을 대형마트 최초로 출시해 판매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2022년부터 과일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고정하는 ‘난좌’를 친환경 소재로 만든 명절 선물세트 ‘농부의 자부심 GAP 사과·배 혼합세트’를 판매하고 있다. 보통 스티로폼 및 합성수지로 만드는 ‘과일 트레이(난좌)’도 분리배출이 가능한 친환경 소재를 활용해 가치 소비를 실천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올해 설에는 동원 리챔 G9호 선물세트를 플라스틱 뚜껑을 없앤 ‘노캡(No-Cap)’ 상품으로 판매했다.

이처럼 유통업계가 ESG 경영을 강조하며 다양한 친환경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는 미미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포장재 도입 등으로 환경 보호에 기여하고 있지만, 불필요한 포장재 사용을 줄이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다. 실제 일부 유통업계는 지난해 포장재 감축 및 친환경 포장재 도입 등과 관련한 새로운 활동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종필 광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정부는 지난해 4월 시행 예정이었던 택배 과대포장 규제에 2년간의 계도기간을 두겠다고 발표했다. 기업 및 유통업계가 친환경 포장 및 포장재 감축 등에 대한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기업의 자발적인 노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에 포장재 절감에 관한 문제는 현실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다”며 “또 상품마다 포장 규격도 달라지기 때문에 무엇보다 과대포장 등 포장폐기물 감축에 관한 명확한 규제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대포장 문제 해소와 기업들의 친환경 활동 실천을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관심이 동반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김 사무처장은 “소비자들이 가치소비를 실천하고, 묶음 배송을 선택하며, 과대포장을 지적하는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민사회단체 등도 과대포장 문제에 대한 입장문 발표 등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개인과 단체가 꾸준히 목소리를 내 친환경 경영과 소비 문화를 정착시켜야 하며 이에 대한 관심과 지지도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나다운 기자 dawoon.na@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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