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 ‘혼’ 담긴 미공개 친필 유묵 첫 공개
●대한의군 참모중장 유묵 특별전
광주 동곡뮤지엄서 내달 1일부터
1910년 3월 옥중 마지막 작품 등
유품·서적 등 아카이브 자료 30점
"대한민국 국민 자부심 느껴지길”
입력 : 2025. 02. 20(목) 18:14
20일 김대환 동곡뮤지엄 관장이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 유묵 특별전’ 기자간담회가 열린 광주 광산구 동곡뮤지엄에서 이번 전시를 통해 최초로 공개되는 안중근 의사의 유묵 ‘끽소음수락재기중 喫蔬飮水藥在其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찬 기자
광복 8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의 정기를 일깨우는 전시가 찾아온다.

광주 광산구에 자리한 동곡뮤지엄은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 유묵 특별전’을 삼일절인 다음달 1일부터 오는 6월29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안중근 의사가 생을 마감하기 전인 1910년 3월 옥중에서 마지막으로 작업한 것으로 알려진 미공개 친필 유묵 ‘끽소음수락재기중 喫蔬飮水藥在其中’을 최초로 공개하는 자리기 때문이다. 더불어 그의 삶과 동양평화사상을 조명할 수 있는 다양한 아카이브 자료, 실제 사용한 유품·서적 등 30여점이 함께 전시된다.

안중근 의사의 유묵에는 “나물 먹고 물 마시니 그 속에 즐거움이 있네”라는 뜻이 담겨 있다. 이를 통해 그가 ‘평화’라는 이상을 꿈꾸는 위인임과 동시에 소탈한 인품을 지녔다는 걸 엿볼 수 있다.

안중근 의사는 1909년 10월 26일, 조국의 독립과 동양평화를 염원하며 하얼빈에서 의거를 단행한다. 이토 히로부미 처단에 성공한 안중근 의사는 체포된 후 뤼순 감옥에 수감돼 죽음을 앞두게 된다.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굳건한 신념을 유지하며 이번 전시에 선보일 유묵을 남기기로 결심했다. 이렇게 완성된 그의 유묵은 단순한 서예 작품을 넘어 독립 정신과 동양평화 사상이 담긴 ‘혼의 기록’으로 평가받는다.

소박한 삶 속에서 참된 기쁨을 찾고자 했던 안중근 의사의 내면세계를 잘 보여주는 동시에 인간 본연의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아낸 것이다.

다음달 1일부터 동곡뮤지엄에서 열리는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 유묵 특별전’을 통해 안중근 의사에 관한 아카이브 자료들도 확인할 수 있다. 박찬 기자
이번 전시를 통해 함께 선보이는 이토 히로부미에 관한 아카이브 자료들. 박찬 기자
이 밖에도 이토 히로부미가 직접 쓴 서예작 1점을 포함해 그가 당대 일본인들에게 행사했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아카이브 자료들도 함께 전시됐다. 이에 대해서 동곡뮤지엄 측은 당시 안중근 의사가 사살한 인물이 일본 국민들에게 얼마만큼 추앙받던 사람인지 알려 안중근의 업적을 더욱 강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김대환 동곡뮤지엄 관장은 “역사를 뒤흔든 결단을 내리기까지 감히 상상하기 어려운 고심이 있었을 것”이라며 “최초로 공개되는 그의 유묵과 함께 이곳을 찾는 관람객들이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자부심을 느낄만한 전시품들이 가득 마련됐다. 안중근 의사의 정기를 받아 모든 국민이 어려운 정국을 잘 헤쳐나가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번 전시는 혼란과 불안, 극단적 사상과 폭력성에 노출된 한국 사회에서 안중근 의사의 삶과 업적을 돌아보는 동시에, 그의 정신과 사상을 오늘날의 국민이 성찰하고 미래의 평화와 화합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영헌 보문복지재단 동곡뮤지엄 이사장은 “이번 전시가 안중근 의사의 정신과 평화적 메시지를 현대 사회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는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궁금한 사항은 동곡뮤지엄(062-945-0070)으로 문의하면 된다.

한편 동곡뮤지엄은 명칭 혼용으로 인한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동곡미술관·박물관의 통합된 새로운 이름으로 올해부터 공식 사용된다.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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