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웃고, 사자 울고” 한국시리즈 성패 가른 ‘외인 존재감’
KIA 외국인 투타 3인방 맹활약
네일·라우어 3경기서 15.2이닝
소크라테스는 KS 5타점·4득점
삼성 코너 이탈에 선발진 구멍
외로운 레예스… 디아즈 아쉬움
입력 : 2024. 10. 28(월) 16:50
KIA타이거즈 투수 제임스 네일(왼쪽부터)과 에릭 라우어, 외야수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삼성라이온즈 투수 코너 시볼드와 데니 레예스, 내야수 르윈 디아즈. 뉴시스
야구와 축구, 배구, 농구 등 국내 프로 스포츠에서 외국인 선수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외인 농사를 얼마나 잘 짓느냐가 한 해 성적을 판가름하는 척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4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 역시 외인들의 활약에서 희비가 갈렸다. 외인들이 존재감을 드러낸 KIA타이거즈는 승승장구하며 웃었고, 외인들에 아쉬움이 컸던 삼성라이온즈는 고전했다.

앞서 정규시즌에서는 양 팀 외인들의 존재감이 비슷한 비중을 보였다. KIA는 외야수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시즌을 완주했고, 삼성은 투수 데니 레예스가 시즌 내내 자리를 지켰다.

또 KIA는 투수 제임스 네일이 8월 말 타구에 얼굴을 맞아 턱관절 골절로 정규시즌을 조기 마감했고, 삼성은 투수 코너 시볼드가 8월 중순 휴식 차원에서 열흘간 부상자 명단에 오른 뒤 9월 중순에는 어깨(견갑골) 통증으로 시즌 아웃됐다.

양 팀이 외인 한자리를 두고 교체 카드를 활용했다는 점도 공통적이다. KIA는 투수 윌 크로우의 대체 선수로 캠 알드레드를 영입한 뒤 에릭 라우어로 교체했고, 삼성은 내야수 데이비드 맥키넌을 외야수 루벤 카데나스로 교체한 뒤 내야수 르윈 디아즈로 한 번 더 교체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양 팀의 희비가 교차됐다. KIA는 엔트리에 네일과 라우어, 소크라테스를 모두 포함한 반면 삼성은 코너가 플레이오프에 이어 한국시리즈도 합류가 불발되며 레예스와 디아즈만 발탁됐다.

통상적으로 외국인 선수가 부상을 당하면 모국으로 돌아가 치료에 전념하며 몸과 마음을 추스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코너 역시 미국으로 돌아가 재활에 매진했으나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몸 상태까지 끌어올리지 못하며 끝내 복귀하지 못했다.

반면 네일은 응급 수술을 받은 뒤 회복과 재활 등 모든 과정을 국내에서 진행했다. 구단 지정 병원에서 조기 퇴원한 뒤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작으로 단계별 투구 프로그램이 신속하게 진행됐다. 라이브 피칭과 연습경기 등 실전 등판에서도 몸 상태에 합격점을 받았다.

세 명의 외인을 활용한 KIA와 두 명의 외인을 활용한 삼성의 차이는 한국시리즈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네일은 1차전에 선발 등판해 승패 없이 5이닝 1실점을 기록한 뒤 4차전에서는 5.2이닝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라우어는 3차전에서 5이닝 2실점에도 패전 투수가 되는 불운을 안았다.

네일과 라우어가 세 경기를 선발로 책임지며 15.2이닝을 최소 실점으로 막아낸 반면 레예스는 마운드에서 홀로 고군분투했다. 레예스는 3차전 선발 등판에서 7이닝 무자책(1실점) 호투를 펼쳤으나 2차전에서 황동재가 초반부터 크게 흔들리는 등 코너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졌다.

타선에서도 소크라테스와 디아즈의 존재감은 달랐다. 소크라테스는 1차전에서 4타수 1안타에 그쳤으나 1타점 1득점을 생산했다. 2차전에서도 4타수 1안타에 그쳤지만 1득점을 만들어냈고, 3차전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친 뒤 4차전에서는 쐐기 투런포를 포함 3타수 2안타 2볼넷 4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소크라테스가 4차전까지 5타점과 4득점을 생산하며 공수 양면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반면 디아즈는 안정적인 수비를 보였으나 공격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1차전에서 3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친 디아즈는 2차전에서 5타수 4안타를 뽑아냈으나 1득점에 머물렀다.

또 3차전에서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고, 4차전에서는 4타수 1안타 1득점에 그쳤는데 2-9로 뒤진 8회말 1사 1루에서 병살타를 치며 추격의 불씨가 꺼졌다. 승패가 사실상 갈린 상황이었으나 5차전을 대비, 분위기 반전이 가능한 상황이었음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크게 남는 장면이었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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