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위축' 광주 소매유통업 체감경기 부진 ‘여전’
광주상의, 4분기 경기전망지수
고물가로 9분기 연속 기준치↓
인건비·물류비 부담 '경영 애로'
"규제 완화 등 정책 지원 절실"
입력 : 2024. 10. 09(수) 16:31
광주지역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 추이
광주지역 소매유통업 체감경기의 부진이 지속될 전망이다.

9일 광주상공회의소가 광주지역 47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2024년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4분기 지수는 지난 분기(87)보다 2포인트 하락하면서 경기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4분기는 야외활동이 줄어드는 계절적 비수기에 진입하는 데다, 고물가·고금리 기조에 따른 민간소비 위축과 더불어 온·오프라인 유통채널 간 경쟁까지 심화되면서 체감경기가 9분기 연속 기준치(100)를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 : Retail Business Survey Index)란 유통업체들의 현장 체감경기를 수치화한 것으로, 지수가 100을 넘으면 다음 분기 경기가 이번 분기에 비해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음을 의미하며, 100 미만이면 그 반대임을 뜻한다.

다음 분기 경영활동 시 우려되는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는 가장 많은 업체가 ‘소비심리 회복 지연(32.0%)’을 꼽았으며, ‘인건비, 물류비 등 비용 부담(25.6%)’, ‘고금리 지속에 따른 부채부담 가중(19.1%)’, ‘시장경쟁 심화(10.6%)’, ‘중국 전자상거래 국내 시장 영향력 확대(8.5%)’, ‘상품 매입가 상승(2.1%)’ 등을 우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업태별로는 대형마트·백화점은 전분기와 비슷할 것으로, 편의점·슈퍼마켓은 모두 경기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형마트(75→100)는 고물가에 따른 가성비 제품 수요 확대 등으로 체감경기가 전분기 대비 25p 상승하였으나, 인구구조 변화 및 소비 채널 다양화에 따른 근거리, 소량소비 선호도 증가 등 업황 부진 요인들로 인해 기준치(100)를 상회하지는 못했다.

백화점(100→100)은 프리미엄 리빙, 가전 등 고가품 구매심리 증가 등에도 불구하고 민간소비 위축과 엔저 영향에 따른 명품수요 이탈 등으로 체감경기가 크게 회복되지 못하면서 전분기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편의점(94→76)은 출점 경쟁 심화와 더불어 쿠팡·네이버 등 대형 플랫폼 및 중국 유통채널 확산 등으로, 슈퍼마켓(82→73) 역시 동절기 진입에 따른 계절적 영향 및 당일배송, 새벽배송 등 이커머스 시장 성장 등으로 경영환경이 향후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최근 발생한 티몬·위메프 사태가 유통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업체들의 61.7%는 ‘부정적’이라고 답했으며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응답은 36.2%, ‘긍정적’이라는 응답은 2.1%를 차지했다.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한 업체들은 원인으로 ‘판매자 연쇄도산 우려(41.4%)’와 ‘소비자 피해 확대(41.4%)’를 가장 우려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온라인쇼핑 신뢰 하락(27.6%)’, ‘온라인쇼핑 양극화(17.2%)’, ‘중소온라인몰 폐업 초래 우려(17.2%)’, ‘전자결제대행사 등 금융 관련 피해 초래(6.9%)’ 등의 부정적 영향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티몬·위메프 사태가 국내 온라인쇼핑시장의 구조조정을 가속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소매유통업체들의 의견을 조사한 결과 ‘그렇다’는 의견이 55.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이어서 ‘보통이다(31.8%)’, ‘그렇지 않다(12.8%)’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티몬·위메프 사태로 인한 티몬과 위메프 이용자들의 플랫폼 이동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장 많은 70.2%가 ‘네이버, 쿠팡 등 대형 온라인플랫폼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답했으며, 이외에도 소비자들이 ‘알리, 테무 등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17.0%)’, ‘11번가, G마켓 등 다른 국내 오픈마켓(2.1%)’ 등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광주상의 관계자는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민간소비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와중에 경영비용 부담 및 업태 간 경쟁까지 심화되면서 지역 소매유통업체들의 어려움은 더욱 더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소비심리 회복을 위한 내수 활성화와 더불어 온·오프라인 업체들이 급변하는 영업환경 속에서도 상생 발전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 등 정책적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최권범 기자 kwonbeom.choi@jnilbo.com
경제일반 최신뉴스더보기

실시간뉴스

많이 본 뉴스

기사 목록

전남일보 PC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