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박하선의 사진풍경 97>수미산 순례
박하선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입력 : 2023. 09. 14(목) 12:18
DSC_8476-1(수미산 순례)
어둠이 채 가시기 전인 이른 새벽부터 순례자들의 순례가 시작된다.
순례자들 사이에 끼어서 첫 번째 가파른 언덕을 오르니 광활하게 펼쳐진 황무지 너머
멀리 만년설의 고봉 ‘구르라 만하타(Gurla Mandhata 7728m)’가 웅대한 자태를 뽐내고,
그 밑에 ‘마나사로바’ 호수가 검푸른 바다색으로 가물거리고 있다.
이렇게 수미산을 걸어 도는 것을 ‘코라’ 또는 ‘파리카라마’라 하는데,
보통 시계 방향으로 시작하지만 반대 방향으로 도는 무리들도 있다.
이곳 순례자들은 대부분 멀리서부터 걸어온 사람들이다.
네팔이나 인도에서 온 순례자들은 이곳에서 100km정도 떨어져 있는
국경도시 ‘부랑’에서 부터 걸어서 온다.
어쩜 이보다 더 먼 거리를 걸어 온 자들도 있을 것이다.
성산을 한 바퀴 도는데 보통 2~3일이 걸리는 힘든 여정이지만
티베트 순례자들은 대부분 이른 새벽에 시작해서 하루 동안에 끝내버린다.
더 놀라운 것은 걸어서 가는 것이 아니라 55km의 코라 전 일정을
오체투지로 행하는 자들도 있다는 것이다.
이들에 의하면, 이 성산의 파리카라마를 108번 마치게 되는 사람은 열반하게 된다고 한다.
그만큼 힘들다는 뜻일 게다.
한 손에 법륜을 돌리고 또 한 손에는 염주 알을 짚어가며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비록 현생은 보잘 것 없지만 다음 생에서나마 편안한 삶을 누리도록 기원하는 순례자들.
산모퉁이를 돌아가는 그들의 모습을 보노라면 그건 바로 이 세상과는 거리가 먼 풍경이다.
남쪽 사면에 나 있는 ‘천국으로 가는 계단’이 보는 이들을 유혹하고 있다.
어느 정도의 등반 실력이면 쉽게 오를 수 있어 보이지만
말 그대로 인간 불가침 영역인 것이다.
이 주변에는 여러 거봉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6,714m 밖에 되지 않는 이 산을
최고의 성산으로 여기는 것은 무엇일까.
여기에는 천지가 뒤집어질만한 놀라운 역사적 사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이 ‘믿거나 말거나’로 치부해 버리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거론치 않겠다.
5,000m가 넘는 ‘돌마라’ 고개 위의 수많은 탈쵸들을 뒤로하니 한없는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지금까지 지나왔던 곳과는 너무도 다른 풍경이다.
지금까지 힘들었던 모든 것이 잊히고 평화스럽기만 한 것이
마치 복 받은 내세를 보는 듯하다.
오늘도 수미산의 기운이 온 천지에 퍼져나기를…….
순례자들 사이에 끼어서 첫 번째 가파른 언덕을 오르니 광활하게 펼쳐진 황무지 너머
멀리 만년설의 고봉 ‘구르라 만하타(Gurla Mandhata 7728m)’가 웅대한 자태를 뽐내고,
그 밑에 ‘마나사로바’ 호수가 검푸른 바다색으로 가물거리고 있다.
이렇게 수미산을 걸어 도는 것을 ‘코라’ 또는 ‘파리카라마’라 하는데,
보통 시계 방향으로 시작하지만 반대 방향으로 도는 무리들도 있다.
이곳 순례자들은 대부분 멀리서부터 걸어온 사람들이다.
네팔이나 인도에서 온 순례자들은 이곳에서 100km정도 떨어져 있는
국경도시 ‘부랑’에서 부터 걸어서 온다.
어쩜 이보다 더 먼 거리를 걸어 온 자들도 있을 것이다.
성산을 한 바퀴 도는데 보통 2~3일이 걸리는 힘든 여정이지만
티베트 순례자들은 대부분 이른 새벽에 시작해서 하루 동안에 끝내버린다.
더 놀라운 것은 걸어서 가는 것이 아니라 55km의 코라 전 일정을
오체투지로 행하는 자들도 있다는 것이다.
이들에 의하면, 이 성산의 파리카라마를 108번 마치게 되는 사람은 열반하게 된다고 한다.
그만큼 힘들다는 뜻일 게다.
한 손에 법륜을 돌리고 또 한 손에는 염주 알을 짚어가며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비록 현생은 보잘 것 없지만 다음 생에서나마 편안한 삶을 누리도록 기원하는 순례자들.
산모퉁이를 돌아가는 그들의 모습을 보노라면 그건 바로 이 세상과는 거리가 먼 풍경이다.
남쪽 사면에 나 있는 ‘천국으로 가는 계단’이 보는 이들을 유혹하고 있다.
어느 정도의 등반 실력이면 쉽게 오를 수 있어 보이지만
말 그대로 인간 불가침 영역인 것이다.
이 주변에는 여러 거봉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6,714m 밖에 되지 않는 이 산을
최고의 성산으로 여기는 것은 무엇일까.
여기에는 천지가 뒤집어질만한 놀라운 역사적 사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이 ‘믿거나 말거나’로 치부해 버리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거론치 않겠다.
5,000m가 넘는 ‘돌마라’ 고개 위의 수많은 탈쵸들을 뒤로하니 한없는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지금까지 지나왔던 곳과는 너무도 다른 풍경이다.
지금까지 힘들었던 모든 것이 잊히고 평화스럽기만 한 것이
마치 복 받은 내세를 보는 듯하다.
오늘도 수미산의 기운이 온 천지에 퍼져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