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선의 사진풍경 75> 광주의 달동네-발산부락에서
입력 : 2022. 10. 27(목) 15:21
광주의 달동네-발산부락에서. 박하선
광주의 달동네라 말할 수 있는 발산부락을 찾았다.

조만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사라질 처지에 있어

지금의 모습을 기록해 두기 위해서다.

진즉 찾았어야 하는데 조금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벌써 떠난 이들이 많아 여기 저기 빈집들이 즐비하다.

그런 곳마다 담장이 허물어지고 마당에는 잡초가 무성하다.

그러나 무슨 사연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떠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아직도 꽤 많아서

좁고 긴 골목을 따라 온기가 가늘게 이어져 있다.



이런 곳을 두고 달동네라 부르는데

어디에 근거를 두고 생겨난 말인지 궁금하다.

말 그 자체는 문학적이라 할 수 있겠지만

가난한 자들이 사는 곳을 대변한다고나 할까.

그렇다고 이곳에 사는 모두의 마음까지 가난하다고 말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모든 것이 허술하고 불편한 곳이지만

그냥 버려두기에는 너무도 아까운 구석이 없는 것은 아니고,

편리하고 깔끔하게 단장된 곳만이 삶의 재미를 안겨주는 것도 아니다.



이 골목 저 골목에는 사연도 많을 것이다.

모두들 어디로 떠나가는가.

더 나은 환경을 찾아보지만

하늘과 땅과 사람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곳이라면

어딘들 보금자리라 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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