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날에도 아껴야죠"…'불황형 소비' 확산
‘웨딩시즌’ 의류·소품 중고거래 ‘활발’
케이크 가격 급등…소형 사이즈 대체
“고가 화장품은 사치” 저가매장 인기
“가계 부담 커져 합리적 가격대 선호”
케이크 가격 급등…소형 사이즈 대체
“고가 화장품은 사치” 저가매장 인기
“가계 부담 커져 합리적 가격대 선호”
입력 : 2025. 04. 10(목) 18:03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생일, 기념일, 결혼식 등 ‘특별한 날’에도 지출을 줄이는 ‘불황형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당근마켓 캡처
고물가와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생일, 기념일, 결혼식 등 ‘특별한 날’에도 허리띠를 졸라매는 ‘불황형 소비’가 확산하고 있다.
기념일에 당연했던 케이크 한 판 등이 부담스러운 지출로 다가오면서 소비자들은 ‘작지만 의미 있게’ 소비하는 방식으로 대안을 마련하는 모습이다.
특히 본격적인 봄철 웨딩 시즌을 맞아 결혼식과 관련한 각종 비용을 절약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예비부부와 하객들은 결혼식 및 웨딩스냅 촬영 등에 필요한 의상과 소품을 중고거래를 이용해 준비하는 등 실속 있는 소비를 선택하고 있다.
10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서 ‘웨딩’ 키워드 관련 광주지역 게시글을 살펴본 결과, ‘웨딩스냅용 원피스’, ‘하객룩’, ‘결혼식 2부 원피스’, ‘웨딩슈즈’ 등 다양한 의류와 소품을 판매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판매자는 일상생활 활용 빈도가 낮은 드레스류를 중고로 처분해 지출을 줄이고 구매자는 결혼식 참석에 필요한 상품을 저렴하게 거래해 결혼 시즌 비용 부담을 덜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을 찾고 있는 셈이다.
올해만 벌써 세번 째 결혼식에 참석한다는 정모(31)씨는 “요즘 결혼식 식대만 해도 평균적으로 1인당 5만원을 넘어서다 보니 축의금 10만원은 기본으로 낼 수밖에 없다. 결혼식에 가지 않고 축의금을 5만원만 전달하거나 하객 의상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최대한 줄이는 방식으로 부담을 덜고 있다”며 “브라이덜샤워 등 사전 행사 역시 소규모 파티로 전환하거나 셀프 스타일링으로 꾸미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생일·기념일 등 특별한 날 ‘케이크’를 사 먹는 것에도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케이크 한 판 가격이 4만원에 육박하면서 예전처럼 기념일에 부담없이 디저트를 구매하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이에 ‘조각 케이크’를 찾거나 편의점 디저트로 대체하는 등 ‘작지만 의미 있게’를 내세워 비용을 줄이려는 모습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투썸플레이스는 지난달 커피와 음료, 케이크 가격을 평균 5% 인상했다. 기념일 인기 제품인 스트로베리 초콜릿 생크림(스초생)은 기존 3만7000원에서 3만9000원으로 인상됐으며, 스초생 2단 제품은 4만8000원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대표 제과제빵전문점 프랜차이즈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도 잇따라 가격을 인상했다. 파리바게뜨는 지난 2월 빵 96종과 케이크 25종 가격을 평균 5.9% 인상했고 뚜레쥬르는 지난달 1일부터 빵과 케이크 110여 종의 가격을 평균 약 5% 올렸다.
이런 가운데 ‘저가 디저트’를 내세운 편의점 디저트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GS25는 지난 3일 밀레앙 바스크치즈케이크를 출시했으며 CU는 디저트 브랜드 당과점을 론칭하고 맛과 품질에 집중한 디저트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디저트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퍼지를 출시했다. CU의 연도별 디저트 매출 신장률을 살펴보면 △2022년 120.6% △2023년 104.4% △2024년 25.1% 등으로 전년 대비 높은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자취를 하고 있는 박모(28)씨는 “얼마 전 생일을 맞아 퇴근 후 조각 케이크를 구매해 집에서 조촐하게나마 혼자 파티를 했다. 친구들과는 주말에 간단히 식사하는 식으로 생일을 챙기기 때문에 3~4만원에 육박하는 케이크 한 판은 부담이 된다”며 “값비싼 디저트를 구매할 때는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기프티콘을 저렴하게 구매하기도 한다. 생활비에는 한계가 있고 물가 상승으로 식비가 워낙 많이 들어가니 불필요한 품목에 대한 지출은 최대한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물가에 의식주에 필요한 필수품보다 우선순위가 낮은 품목들이 ‘후순위’로 밀려나면서 화장품도 사치품이 됐다. 이에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고가 브랜드보다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실제 지난 2021년부터 뷰티 품목을 강화해 온 다이소의 지난해 뷰티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144% 급증했다. 세부적으로는 기초 화장품 매출이 200%, 색조 화장품은 80% 증가했다. 또 지난 2022년 2조원대였던 다이소 매출은 지난해 4조원대로 치솟았다. 이는 고물가·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가계 부담을 덜기 위해 저렴하고 실용적인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나다운 기자 dawoon.na@jnilbo.com
기념일에 당연했던 케이크 한 판 등이 부담스러운 지출로 다가오면서 소비자들은 ‘작지만 의미 있게’ 소비하는 방식으로 대안을 마련하는 모습이다.
특히 본격적인 봄철 웨딩 시즌을 맞아 결혼식과 관련한 각종 비용을 절약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예비부부와 하객들은 결혼식 및 웨딩스냅 촬영 등에 필요한 의상과 소품을 중고거래를 이용해 준비하는 등 실속 있는 소비를 선택하고 있다.
10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서 ‘웨딩’ 키워드 관련 광주지역 게시글을 살펴본 결과, ‘웨딩스냅용 원피스’, ‘하객룩’, ‘결혼식 2부 원피스’, ‘웨딩슈즈’ 등 다양한 의류와 소품을 판매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판매자는 일상생활 활용 빈도가 낮은 드레스류를 중고로 처분해 지출을 줄이고 구매자는 결혼식 참석에 필요한 상품을 저렴하게 거래해 결혼 시즌 비용 부담을 덜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을 찾고 있는 셈이다.
올해만 벌써 세번 째 결혼식에 참석한다는 정모(31)씨는 “요즘 결혼식 식대만 해도 평균적으로 1인당 5만원을 넘어서다 보니 축의금 10만원은 기본으로 낼 수밖에 없다. 결혼식에 가지 않고 축의금을 5만원만 전달하거나 하객 의상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최대한 줄이는 방식으로 부담을 덜고 있다”며 “브라이덜샤워 등 사전 행사 역시 소규모 파티로 전환하거나 셀프 스타일링으로 꾸미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생일·기념일 등 특별한 날 ‘케이크’를 사 먹는 것에도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케이크 한 판 가격이 4만원에 육박하면서 예전처럼 기념일에 부담없이 디저트를 구매하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이에 ‘조각 케이크’를 찾거나 편의점 디저트로 대체하는 등 ‘작지만 의미 있게’를 내세워 비용을 줄이려는 모습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투썸플레이스는 지난달 커피와 음료, 케이크 가격을 평균 5% 인상했다. 기념일 인기 제품인 스트로베리 초콜릿 생크림(스초생)은 기존 3만7000원에서 3만9000원으로 인상됐으며, 스초생 2단 제품은 4만8000원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대표 제과제빵전문점 프랜차이즈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도 잇따라 가격을 인상했다. 파리바게뜨는 지난 2월 빵 96종과 케이크 25종 가격을 평균 5.9% 인상했고 뚜레쥬르는 지난달 1일부터 빵과 케이크 110여 종의 가격을 평균 약 5% 올렸다.
이런 가운데 ‘저가 디저트’를 내세운 편의점 디저트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GS25는 지난 3일 밀레앙 바스크치즈케이크를 출시했으며 CU는 디저트 브랜드 당과점을 론칭하고 맛과 품질에 집중한 디저트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디저트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퍼지를 출시했다. CU의 연도별 디저트 매출 신장률을 살펴보면 △2022년 120.6% △2023년 104.4% △2024년 25.1% 등으로 전년 대비 높은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자취를 하고 있는 박모(28)씨는 “얼마 전 생일을 맞아 퇴근 후 조각 케이크를 구매해 집에서 조촐하게나마 혼자 파티를 했다. 친구들과는 주말에 간단히 식사하는 식으로 생일을 챙기기 때문에 3~4만원에 육박하는 케이크 한 판은 부담이 된다”며 “값비싼 디저트를 구매할 때는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기프티콘을 저렴하게 구매하기도 한다. 생활비에는 한계가 있고 물가 상승으로 식비가 워낙 많이 들어가니 불필요한 품목에 대한 지출은 최대한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물가에 의식주에 필요한 필수품보다 우선순위가 낮은 품목들이 ‘후순위’로 밀려나면서 화장품도 사치품이 됐다. 이에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고가 브랜드보다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실제 지난 2021년부터 뷰티 품목을 강화해 온 다이소의 지난해 뷰티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144% 급증했다. 세부적으로는 기초 화장품 매출이 200%, 색조 화장품은 80% 증가했다. 또 지난 2022년 2조원대였던 다이소 매출은 지난해 4조원대로 치솟았다. 이는 고물가·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가계 부담을 덜기 위해 저렴하고 실용적인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