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파면>“술·음료 공짜로 쏜다”…지역 식당·카페 무료·할인 ‘봇물’
정국불안 마침표…탄핵 기쁨 나눠
식당, 맥주·소주 무제한 무료 제공
카페 ‘커피 공짜’·서점 ‘도서 할인’
“민심 훈풍… 소비심리 회복 기대”
식당, 맥주·소주 무제한 무료 제공
카페 ‘커피 공짜’·서점 ‘도서 할인’
“민심 훈풍… 소비심리 회복 기대”
입력 : 2025. 04. 06(일) 18:09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파면 결정을 내린 지난 4일 광주·전남지역 상점에서 탄핵기념 이벤트가 잇따랐다. 사진은 광주 광산구 한 식당에서 소주·맥주 공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파면 결정을 내린 가운데 광주·전남지역 곳곳의 식당과 카페 등에서 탄핵 기념 이벤트가 잇따르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시민들이 겪어 왔던 불안과 피로가 이번 탄핵 인용 선고를 통해 해소되면서 일상의 회복과 새로운 출발을 기대하며 탄핵의 기쁨을 나누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광주 광산구 월곡동의 ‘우와돈고기백화점’은 헌재의 선고일이었던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 파면하는 날’ 현수막을 내걸고 손님들에게 술을 무료로 제공했다. 자리가 부족해 기다리거나 돌아가는 손님들이 없도록 가게 앞에 야외 테이블도 준비했고 이날을 위해 추가 주문한 소주·맥주만 스물다섯 박스에 달했다. 이 식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당시에도 동일한 이벤트를 진행해 지역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식당 업주 김태호(64)씨는 “경기 불황이 심각한 와중에 비상계엄 사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대형산불 등 비극적인 일들이 겹치면서 최근 국민들이 웃을 수 있는 일이 전혀 없었다. 탄핵 인용 선고 날이라도 새출발을 기념하며 축배를 들자는 의미에서 이벤트를 마련했다”며 “오전에만 여덟 테이블이 함께 탄핵 선고 생중계를 지켜봤다. 무리하는 거 아니냐고 묻는 손님들도 있지만 좋은 날 기쁨을 나눌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서구 상무지구의 정육식당 ‘목사골농장’도 같은 날 점심시간에 식당을 찾은 손님들에게 식사를 무료로 제공했다.
업주 최종천(57)씨는 “재판을 보면서 대한민국은 아직 정의가 살아있는 나라라는 생각이 들어 울컥했다. 이런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하기로 했다“며 “모두의 노력으로 나라의 큰 고비를 무사히 넘긴 것 같아 안도감이 든다. 오늘은 인생에 흔치 않은 정말 행복한 날”이라고 말했다.
북구 각화동의 한 고깃집은 중고거래플랫폼 ‘당근마켓’에 ‘4월 4일 윤석열 파면 시 소주·맥주 무제한 공짜’라는 게시글을 올려 행사 소식을 알렸다. 이 식당은 테이블 당 육회를 서비스로 제공하기도 했다.
동구 충장로에 있는 독립서점 ‘소년의 서’에서는 탄핵 선고 당일 전 도서를 5% 할인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매장 안팎에는 ‘오늘은 민주주의가 승리한 날이다’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가 붙어 있어 시선을 끌었다.
임인자 대표는 “민주주의가 훼손됐다는 답답함과 분노를 느낀 시민들이 거리로 나섰고 흔들리지 않는 연대와 의지로 결국 변화를 이뤄냈다”며 “당일 이벤트임에도 많은 지역민들이 서점을 찾아와 책을 사 갔고 주권을 올바르게 행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웃었다.
소년의 서 맞은편에 위치한 ‘목어카페’는 지난 5일부터 전 메뉴 10% 할인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카페 사장 음선희(53)씨는 “경기 불황에 정국 불안이 겹치면서 매출이 급격하게 하락하는 등 많은 자영업자가 벼랑 끝에 내몰렸다”며 “탄핵 인용 선고를 보면서 ‘이제야 숨통이 트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어붙었던 소비심리가 회복돼 골목상권이 활기를 띠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민주주의의 상징인 금남로에 위치한 ‘오렌즈 금남로점’은 5일부터 이틀간 ‘탄핵기념 세일’ 문자를 받은 고객을 대상으로 안경렌즈와 함께 구입할 경우 안경·선글라스 전 제품을 30%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한반도 끝자락 해남에서도 길고 길었던 정국불안 해소를 축하하는 움직임이 이어졌다.
해남군 송지면에 위치한 ‘카페 산정’은 6일 하루 아메리카노 1잔을 무료로 증정하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탄핵안 가결 당시에도 동일한 행사를 진행했던 해당 카페는 ‘윤석열 탄핵이 인용되는 역사적인 결정이 나오면 이를 기념해 방문해 주시는 모든 분께 커피를 무료로 증정한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네이버 카페 등에 올려 이벤트를 적극 홍보했다.
사장 안기모(45)씨는 “영업 때문에 집회에 나서지 못해 자영업자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하자고 생각했다. 지난 이벤트 때는 ‘잘 먹었다’며 과일을 가져다 주시는 손님, 좋은 일을 함께하고 싶다며 선결제를 해주신 손님들도 있어서 함께 나누는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며 “오랜 혼란이 끝을 맺었으니 내수경기가 조금이나마 살아날 거라는 기대감이 든다”고 말했다.
나다운 기자 dawoon.na@jnilbo.com
비상계엄 사태 이후 시민들이 겪어 왔던 불안과 피로가 이번 탄핵 인용 선고를 통해 해소되면서 일상의 회복과 새로운 출발을 기대하며 탄핵의 기쁨을 나누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광주 광산구 월곡동의 ‘우와돈고기백화점’은 헌재의 선고일이었던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 파면하는 날’ 현수막을 내걸고 손님들에게 술을 무료로 제공했다. 자리가 부족해 기다리거나 돌아가는 손님들이 없도록 가게 앞에 야외 테이블도 준비했고 이날을 위해 추가 주문한 소주·맥주만 스물다섯 박스에 달했다. 이 식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당시에도 동일한 이벤트를 진행해 지역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식당 업주 김태호(64)씨는 “경기 불황이 심각한 와중에 비상계엄 사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대형산불 등 비극적인 일들이 겹치면서 최근 국민들이 웃을 수 있는 일이 전혀 없었다. 탄핵 인용 선고 날이라도 새출발을 기념하며 축배를 들자는 의미에서 이벤트를 마련했다”며 “오전에만 여덟 테이블이 함께 탄핵 선고 생중계를 지켜봤다. 무리하는 거 아니냐고 묻는 손님들도 있지만 좋은 날 기쁨을 나눌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서구 상무지구의 정육식당 ‘목사골농장’도 같은 날 점심시간에 식당을 찾은 손님들에게 식사를 무료로 제공했다.
업주 최종천(57)씨는 “재판을 보면서 대한민국은 아직 정의가 살아있는 나라라는 생각이 들어 울컥했다. 이런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하기로 했다“며 “모두의 노력으로 나라의 큰 고비를 무사히 넘긴 것 같아 안도감이 든다. 오늘은 인생에 흔치 않은 정말 행복한 날”이라고 말했다.
북구 각화동의 한 고깃집은 중고거래플랫폼 ‘당근마켓’에 ‘4월 4일 윤석열 파면 시 소주·맥주 무제한 공짜’라는 게시글을 올려 행사 소식을 알렸다. 이 식당은 테이블 당 육회를 서비스로 제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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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동구 충장로 독립서점 ‘소년의 서’에 ‘오늘은 민주주의가 승리한 날이다’는 문구가 붙어 있는 모습. |
임인자 대표는 “민주주의가 훼손됐다는 답답함과 분노를 느낀 시민들이 거리로 나섰고 흔들리지 않는 연대와 의지로 결국 변화를 이뤄냈다”며 “당일 이벤트임에도 많은 지역민들이 서점을 찾아와 책을 사 갔고 주권을 올바르게 행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웃었다.
소년의 서 맞은편에 위치한 ‘목어카페’는 지난 5일부터 전 메뉴 10% 할인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카페 사장 음선희(53)씨는 “경기 불황에 정국 불안이 겹치면서 매출이 급격하게 하락하는 등 많은 자영업자가 벼랑 끝에 내몰렸다”며 “탄핵 인용 선고를 보면서 ‘이제야 숨통이 트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어붙었던 소비심리가 회복돼 골목상권이 활기를 띠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민주주의의 상징인 금남로에 위치한 ‘오렌즈 금남로점’은 5일부터 이틀간 ‘탄핵기념 세일’ 문자를 받은 고객을 대상으로 안경렌즈와 함께 구입할 경우 안경·선글라스 전 제품을 30%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한반도 끝자락 해남에서도 길고 길었던 정국불안 해소를 축하하는 움직임이 이어졌다.
해남군 송지면에 위치한 ‘카페 산정’은 6일 하루 아메리카노 1잔을 무료로 증정하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탄핵안 가결 당시에도 동일한 행사를 진행했던 해당 카페는 ‘윤석열 탄핵이 인용되는 역사적인 결정이 나오면 이를 기념해 방문해 주시는 모든 분께 커피를 무료로 증정한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네이버 카페 등에 올려 이벤트를 적극 홍보했다.
사장 안기모(45)씨는 “영업 때문에 집회에 나서지 못해 자영업자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하자고 생각했다. 지난 이벤트 때는 ‘잘 먹었다’며 과일을 가져다 주시는 손님, 좋은 일을 함께하고 싶다며 선결제를 해주신 손님들도 있어서 함께 나누는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며 “오랜 혼란이 끝을 맺었으니 내수경기가 조금이나마 살아날 거라는 기대감이 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