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석대>새해 아침에
이용환 논설실장
입력 : 2025. 01. 02(목) 17:18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산 넘어 산 넘어서 어둠을 살라먹고/산 넘어서 밤새도록 어둠을 살라먹고/이글이글 앳된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청록파로 활동하던 시인 박두진이 시 ‘해’를 쓴 것은 1946년 새해 첫날 아침이라고 한다. 36년이라는 기나긴 일제 암흑기를 겪었던 박 시인. 그에게 8·15 광복 이후 맞는 첫 설날 아침, 어둠을 박차고 불끈 솟아오르는 아침 해는 벅찬 감동을 안겨 줬으리라. 밝고 따뜻하며 희망찬 조국의 미래를 꿈꾸는 지식인의 마음도 간절하다.
1969년 김종길 시인이 발표한 ‘설날 아침에’도 새해가 주는 희망과 다짐이 곳곳에 담겨있다. “세상은/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좀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는 시인의 시어는 새해 한 살씩 더 먹는 모두에게 주는 행복한 덕담이다.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한 해가 지고/또 올지라도/어린 것들 잇몸에 돋아나는/고운 이빨을 보듯/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는 구절도 어린아이의 잇몸에서 새하얀 이가 올라오는 기적처럼 반갑고 고마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고 싶다는 시인의 염원이 담겨있다.
2025년, 또 다시 한 해가 시작됐다. 지난 해 겪었던 궂은일과 낡은 것들을 버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는 새로운 1년의 시작이다. 하지만 정작 새해를 맞는 우리의 마음은 착잡하기 그지없다. 지난 달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는 국민 모두에게 절망을 안겼고, 민심과 동떨어진 정치권의 ‘기득권 지키기’는 국가의 미래마저 암담하게 만들고 있다. 경기침체의 골 또한 쉽사리 해소될 것 같지 않다. 좁은 나라에서 횡행하는 세대와 계층, 종교와 이념, 빈부격차 등 온갖 갈등도 쉽게 아물 것 같지 않다. 그야말로 스스로 살길을 찾아야 하는 각자도생의 시대다.
김종길 시인은 ‘설날 아침에’에서 “어름짱 밑에서도 고기가 숨 쉬고/파릇한 미나리 싹이/봄날을 꿈꾸듯/새해는 참고/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고 했다. 매서운 추위를 참고 견뎌낸 파릇한 미나리처럼 모두가 삶의 가풀막을 견디고 올라가야 한다는 스스로의 각오일 게다. 그 비탈진 고개 너머에 오르면 봄과 꿈이 있을 것이라는 희망의 노래이기도 하다. 어느 때보다 우울하게 맞는 2025년의 새 아침. 주변의 묵은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희망을 좇아 새로운 1년을 시작해 보자. 세상을 한번에 바꿀 수는 없겠지만 자신을 사랑하고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다 보면 아무리 힘든 비탈도 언젠가는 넘을 수 있다는 희망만은 잃지 말자. 이용환 논설실장
1969년 김종길 시인이 발표한 ‘설날 아침에’도 새해가 주는 희망과 다짐이 곳곳에 담겨있다. “세상은/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좀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는 시인의 시어는 새해 한 살씩 더 먹는 모두에게 주는 행복한 덕담이다.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한 해가 지고/또 올지라도/어린 것들 잇몸에 돋아나는/고운 이빨을 보듯/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는 구절도 어린아이의 잇몸에서 새하얀 이가 올라오는 기적처럼 반갑고 고마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고 싶다는 시인의 염원이 담겨있다.
2025년, 또 다시 한 해가 시작됐다. 지난 해 겪었던 궂은일과 낡은 것들을 버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는 새로운 1년의 시작이다. 하지만 정작 새해를 맞는 우리의 마음은 착잡하기 그지없다. 지난 달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는 국민 모두에게 절망을 안겼고, 민심과 동떨어진 정치권의 ‘기득권 지키기’는 국가의 미래마저 암담하게 만들고 있다. 경기침체의 골 또한 쉽사리 해소될 것 같지 않다. 좁은 나라에서 횡행하는 세대와 계층, 종교와 이념, 빈부격차 등 온갖 갈등도 쉽게 아물 것 같지 않다. 그야말로 스스로 살길을 찾아야 하는 각자도생의 시대다.
김종길 시인은 ‘설날 아침에’에서 “어름짱 밑에서도 고기가 숨 쉬고/파릇한 미나리 싹이/봄날을 꿈꾸듯/새해는 참고/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고 했다. 매서운 추위를 참고 견뎌낸 파릇한 미나리처럼 모두가 삶의 가풀막을 견디고 올라가야 한다는 스스로의 각오일 게다. 그 비탈진 고개 너머에 오르면 봄과 꿈이 있을 것이라는 희망의 노래이기도 하다. 어느 때보다 우울하게 맞는 2025년의 새 아침. 주변의 묵은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희망을 좇아 새로운 1년을 시작해 보자. 세상을 한번에 바꿀 수는 없겠지만 자신을 사랑하고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다 보면 아무리 힘든 비탈도 언젠가는 넘을 수 있다는 희망만은 잃지 말자. 이용환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