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5·18 유공자 800여명에 430억 배상…대법원서 확정
구금일수·장애등급 등 위자료 조정
입력 : 2024. 12. 01(일) 18:35
5·18민주화운동 유공자들이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최종 승소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5·18민주화운동 유공자와 유족 854명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가 약 430억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한 원심판결을 지난달 28일 확정했다.

앞서 2021년 11월 5·18구속부상자회 등 5·18 유공자와 가족들은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유공자 국가배생 청구권이 인정된 이후 최다 인원이 참여한 소송이다.

해당 소송은 5·18 유공자들이 국가보상금을 받았더라도 국가를 상대로 정신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오면서 제기됐다.

이에 5·18유공자들과 가족 894명은 “5·18민주화운동 생존자 대부분이 고문·불법 구금·폭행 등 국가의 폭력에 의해 정신적 고통을 겪었고 현재까지도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시달리고 있다”며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1월 “5·18민주화운동 유공자들은 국가 공무원들에게 폭행·협박을 당하거나 적법절차에 의하지 않고 체포·구금돼 유죄를 선고받고 복역하거나 사망하고 장해를 입기도 했다”며 유공자들에게 425억6600여만원을 지급할 것을 명령했다.

이번 사건에서 법원은 피해자가 연행·구금되거나 수형 생활을 한 경우 1일당 30만원, 상해를 입었으나 장해가 남지 않으면 500만원의 위자료를 인정했다.

상해로 장해를 입은 경우 3000만원을 인정하고 노동능력 상실률이 5% 증가할 때마다 1500만원을 추가했다.

다만 유공자 자신이 아닌 가족의 위자료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공자의 상속인에게만 상속분만큼의 유공자 고유 위자료 지급을 명했다.

2심의 경우 “유공자들에게 총 430억 65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1심의 위자료 판단 기준을 유지하면서 원고 12명의 구금 일수, 장애 등급 등을 바로잡아 위자료를 조정하면서 3억9000만원을 추가한 430억여원을 인정한 것이다.

정부가 재차 불복했으나 대법원은 상고 이유에 중대한 법령위반 등에 관한 사유 등이 포함돼 있지 않다고 보고 대법원은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판결을 확정했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원심판결에 상고 사유가 없다고 판단, 본안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하는 절차다.
민현기 기자 hyunki.min@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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