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재구속, 시민 ‘안도’…“계엄 그늘 지우는 첫걸음”
“뒤늦은 결정이지만 마땅한 결과”
5·18 겪은 세대들 “상식의 회복”
여전한 계엄 트라우마 호소도
불법행위 철저한 수사·처벌 촉구
입력 : 2025. 07. 10(목) 18:03
광주 도심 거리. 연합뉴스
“5·18민주화운동을 직접 겪은 우리에게 계엄은 아직도 지워지지 않는 트라우마입니다. 구속은 너무나도 당연한 결정입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0일 오전 전격 재구속된 가운데, 광주 시민들은 “뒤늦은 결정이지만 마땅한 결과”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5·18민주화운동을 직접 겪은 세대는 이번 결정을 ‘상식의 회복’이라 평가했다.

버스 기사로 일하는 박모(64)씨는 “계엄은 지금도 지워지지 않는 공포로 남아 있다”며 “비상식적인 사람들이 풀려나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 가장 우려됐는데, 구속돼 안심된다”고 말했다.

남세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2시 7분께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많은 시민들은 이번 사건이 단순히 윤 전 대통령 개인의 법적 책임을 넘어 헌정 질서를 훼손하려 한 시도에 대한 단죄라는 점을 강조하며 민주주의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영례(72)씨는 “만약 구속하지 않았다면 그게 더 큰 문제”라며 “앞으로는 책임자들이 반드시 처벌받도록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엘리베이터 제조업 종사자 이모(66)씨는 “건설업계에서도 정치 불안정으로 인한 실물경제 침체를 체감하고 있다. 건설 경기가 무너지니 우리 일감도 없다”며 “이번 윤 전 대통령의 구속으로 조속히 정치가 안정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계엄 사태 이후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청년층의 변화도 눈에 띈다.

대학생 김모(21)씨는 “잘못이 있다면 그에 맞는 처벌을 받는 게 당연하다”며 “불법 계엄을 보고 지도자를 뽑는 데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밝혔다.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윤 전 대통령과 관련한 모든 불법행위에 대해 한 점 의혹 없이 수사하고, 엄정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치가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시민들의 꾸준한 관심을 촉구하기도 했다.

광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오주섭 사무처장은 “이번 구속을 통해 수사가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지난 12·3 비상계엄부터 최근의 구속까지 정치적 상황이 급격히 바뀐다. 제대로 된 수사와 처벌이 이뤄질 지 계속해서 감시하고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유철 기자 yoocheol.jeong@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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