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도 한민족...소비쿠폰 없어도 되지만 서글퍼"
●광주 월곡동 고려인마을 가보니
월세 내며 원룸 등 열악한 환경 거주
"외국인이라 못 받는 현실 안타깝다"
"같이 살아가는 우리 존재 기억하길"
월세 내며 원룸 등 열악한 환경 거주
"외국인이라 못 받는 현실 안타깝다"
"같이 살아가는 우리 존재 기억하길"
입력 : 2025. 07. 10(목) 18:10

10일 고려인마을지원센터에서 주민들이 모여 ‘소비쿠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정승우 기자
“고려인도 같은 피가 흐르는 한민족이라고 생각했는데. 소비쿠폰은 안 받아도 되지만 그래도 좀 서글프네요.”
오는 21일부터 지급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과 관련해 고려인들은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실에 광주광역시 고려인마을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이해하지만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해당 소비쿠폰은 원칙적으로 대상에서 외국인이 제외되면서 고려인들은 재외동포(F-4) 비자 소지자와 단기체류 외국인으로 분류돼 혜택을 받지 못한다.
10일 오전 찾은 고려인마을지원센터.
센터 안은 점심을 먹기 위해 모인 고려인들로 가득했다.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와 이천영 목사는 세심히 관심을 기울이며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대화 중에도 이 목사는 본보 10일자에 실린 <“우린 한국인 아닌가요” 소비쿠폰 제외된 고려인 눈물> 기사의 영향으로 고려인마을에 필요한 지원이 있는지 공공기관으로부터 걸려온 전화까지 응대하느라 매우 분주했다.
그 사이 고향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중앙아시아의 전통 국수요리가 준비됐고 모인 고려인들은 식사를 하며 서로의 안부를 묻기도 했다. 이들은 또 뒤늦게 도착한 이들에게 “즈드랏쓰브이쪠(안녕하세요), ‘즈드랏스부이쪠’”라며 동포들을 반겼다.
식사를 마치고 둘러앉은 고려인들에게 소비쿠폰에 대한 소식을 물어보자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들 모두 인터넷과 자녀들로부터 소비쿠폰에 대한 소식을 들었지만 받지 못한다는 소식에 “소비쿠폰을 받았다면 좋았을 텐데, 서운하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최벨라(75)씨는 “이곳 고려인마을에서 교회를 통해 음식, 생필품 등 지원을 해주지만 소비쿠폰도 우리가 받을 수 있었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며 “일을 쉬고 있는 동포들에게는 큰 보탬이 됐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실바(73)씨는 “지인을 통해 소비쿠폰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우리도 받을 수 있을까 기대 했었지만 혜택에서 제외됐다는 소식을 듣고 아쉬웠다”면서 “평소 어머니에게 같은 피가 흐르는 한민족이라는 말을 가슴에 새긴 채 애정을 갖고 살아왔기에 서운한 감정이 든다”고 실망한 기색을 보였다.
박스베타(70)씨도 “자녀에게 소비쿠폰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도 받고 싶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주변 동포들도 나와 비슷한 생각이다”고 말했다.
김예르다끼야(77)씨 역시 “소비쿠폰을 받았다면 손주들과 함께 외식할 생각이었다. 대신 맛있는 음식을 해줘야겠다”고 웃었다.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 일대에는 5000여명의 고려인이 모여 살고 있다. 대부분이 가족들과 함께 월세를 내며 원룸, 투룸 등 열악환 환경에서 지내고 있다.
마을의 운영 여건도 녹록지 않다. 쉼터·교육·복지 프로그램 등은 교회 헌금과 민간 후원, 목회비 등으로 근근이 운영되고 있다.
이 목사는 “지금도 적자 상태지만, 어떻게든 자립해보려 발버둥치고 있다”며 “점점 줄어드는 관심 속에 현실은 더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동포들이 소비쿠폰 지급 대상에 포함됐다면 기뻤겠지만 그렇지 못해 아쉬운 건 사실이다”면서 “선조들의 땅에서 같이 살아가는 고려인 동포 모두가 국적을 취득해 지금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살아가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정승우 기자 seungwoo.jeong@jnilbo.com
오는 21일부터 지급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과 관련해 고려인들은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실에 광주광역시 고려인마을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이해하지만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해당 소비쿠폰은 원칙적으로 대상에서 외국인이 제외되면서 고려인들은 재외동포(F-4) 비자 소지자와 단기체류 외국인으로 분류돼 혜택을 받지 못한다.
10일 오전 찾은 고려인마을지원센터.
센터 안은 점심을 먹기 위해 모인 고려인들로 가득했다.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와 이천영 목사는 세심히 관심을 기울이며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대화 중에도 이 목사는 본보 10일자에 실린 <“우린 한국인 아닌가요” 소비쿠폰 제외된 고려인 눈물> 기사의 영향으로 고려인마을에 필요한 지원이 있는지 공공기관으로부터 걸려온 전화까지 응대하느라 매우 분주했다.
그 사이 고향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중앙아시아의 전통 국수요리가 준비됐고 모인 고려인들은 식사를 하며 서로의 안부를 묻기도 했다. 이들은 또 뒤늦게 도착한 이들에게 “즈드랏쓰브이쪠(안녕하세요), ‘즈드랏스부이쪠’”라며 동포들을 반겼다.
식사를 마치고 둘러앉은 고려인들에게 소비쿠폰에 대한 소식을 물어보자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들 모두 인터넷과 자녀들로부터 소비쿠폰에 대한 소식을 들었지만 받지 못한다는 소식에 “소비쿠폰을 받았다면 좋았을 텐데, 서운하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최벨라(75)씨는 “이곳 고려인마을에서 교회를 통해 음식, 생필품 등 지원을 해주지만 소비쿠폰도 우리가 받을 수 있었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며 “일을 쉬고 있는 동포들에게는 큰 보탬이 됐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실바(73)씨는 “지인을 통해 소비쿠폰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우리도 받을 수 있을까 기대 했었지만 혜택에서 제외됐다는 소식을 듣고 아쉬웠다”면서 “평소 어머니에게 같은 피가 흐르는 한민족이라는 말을 가슴에 새긴 채 애정을 갖고 살아왔기에 서운한 감정이 든다”고 실망한 기색을 보였다.
박스베타(70)씨도 “자녀에게 소비쿠폰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도 받고 싶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주변 동포들도 나와 비슷한 생각이다”고 말했다.
김예르다끼야(77)씨 역시 “소비쿠폰을 받았다면 손주들과 함께 외식할 생각이었다. 대신 맛있는 음식을 해줘야겠다”고 웃었다.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 일대에는 5000여명의 고려인이 모여 살고 있다. 대부분이 가족들과 함께 월세를 내며 원룸, 투룸 등 열악환 환경에서 지내고 있다.
마을의 운영 여건도 녹록지 않다. 쉼터·교육·복지 프로그램 등은 교회 헌금과 민간 후원, 목회비 등으로 근근이 운영되고 있다.
이 목사는 “지금도 적자 상태지만, 어떻게든 자립해보려 발버둥치고 있다”며 “점점 줄어드는 관심 속에 현실은 더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동포들이 소비쿠폰 지급 대상에 포함됐다면 기뻤겠지만 그렇지 못해 아쉬운 건 사실이다”면서 “선조들의 땅에서 같이 살아가는 고려인 동포 모두가 국적을 취득해 지금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살아가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