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라이팅 살인’ 30대, 항소심서 일부 혐의 부인
또래 피해자를 서로 때리게해 기소
강도살인 등 혐의로 1심서 무기징역
입력 : 2024. 11. 12(화) 18:52
광주고등법원 전경.
또래 피해자들을 심리적으로 지배하는 상태인 ‘가스라이팅’ 상태로 금품을 뜯어내고 학대해 숨지거나 다치게 한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30대 남성이 항소심 첫 재판에서 일부 혐의를 부인했다

광주고법 제2형사부(고법판사 이의영·김정민·남요섭)는 12일 201호 법정에서 강도살인·강도상해·특수중감금 등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A(32)씨의 항소심 첫 재판을 열었다.

A씨는 지난해 7월 29일 여수시 자동차전용도로의 졸음쉼터에 주차된 차량에서 피해자 B씨와 C씨에게 서로를 때리도록 지시해 숨지게 하거나 중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또 A씨는 C씨의 모친에게 C씨가 민사소송에 연관돼 있으니 이를 해결해주겠다며 6억3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도 받는다.

이외에도 A씨는 2018년 1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허위 채권 변제를 독촉하고 지속적으로 가스라이팅을 일삼으며 생활 규칙을 정해 이를 어길 시 벌금, 심판비 등 명목으로 4년 9개월에 걸쳐 2억9000만원을 빼앗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B씨와 C씨를 자신의 차량에서만 생활하게 하고 서로에게 벽돌 등으로 폭행하고 서로 때리게 했다. B씨는 허벅지에 난 상처를 제때 치료받지 못했고 끝내 숨졌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얕은 법률 지식을 내세워 자신을 신뢰하게 해 실체 없는 분쟁과 비용 부담 등 명목으로 피해자들을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으로 착취하고 차 안에서 폭행하거나 위험한 흉기로 서로 허벅지를 내려 찍게 하는 등 피해자들을 노예처럼 부려 숨지거나 크게 다치게 했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피고인과 검찰의 쌍방항소로 진행된 이날 항소심에서 A씨는 “피해자 중 1명에 대해 가스라이팅 범행을 한 사실이 없고 피해자의 법률 비용을 두고 다툼이 있었다는 공소사실 내용도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씨 변호인이 요청한 증인 신문의 필요성을 검토하며 12월 3일 다음 재판을 진행할 방침이다.
민현기 기자 hyunki.min@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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