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의 작가가 포착한 역동하는 삶의 순간
소암미술관, '몫, 몫' 전 개최
내달 1일까지 제1전시실서
'아트그룹' 올 세 번째 맞아
환경·경험 통해 삶에 대한 성찰
입력 : 2024. 11. 07(목) 18:32
박정일 작 ‘가족’. 소암미술관 제공
5명의 작가가 역동하는 삶의 순간들을 담아 성찰해 낸 전시가 한창이다.

소암미술관은 다음달 1일까지 ‘몫, 몫’전을 개최한다. 지난 2022년 출범한 ‘김영일, 박정일, 박희정, 류 신, 홍자경 작가로 구성된 아트그룹 AWA(Artists with Attitude)는 진지한 작가적 태도를 표방하는 그룹으로 올해 세 번째 전시를 맞는다. 흔히들 ‘내 몫을 챙기다’, ‘한몫을 챙기다’라고 말할 때의 ‘몫’은 개인에게 할당된 권리로서의 몫을 말하기도 하지만, 이번 전시에서 ‘내 몫, 네 몫을 하다.’라는 말은 내가 속한 가정과 사회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갖는 넓은 의미의 책임과 의무를 뜻한다. 이들은 우리 주변의 빛과 꽃, 바나나, 세 잎 클로버와 반려동물, 자신과 타인을 관조하며 자신들이 사랑하는 것들에서 삶의 소중함과 행복함을 느끼며 살아가는 ‘몫’을 작품을 통해 말힌다.

김영일 작 ‘cognition’. 소암미술관 제공
김영일 작가는 가시광선에 의해 보이는 대상과 가시광선이 배제된 대상의 차이를 상상한다. 거리의 사람들과 반려견, 차들과 신호등, 하늘에 구름과 날아다니는 새들이 모두 가시광선과 상호작용하고 파장에 따라 각각의 색들이 발현되며, 시각을 통해 대상을 분별한다. 김 작가는 가시광선이 배제된 사물들과 공간 상태의 빛을 생각하며 작품에 담았다.

류신 작 ‘화이트 가이너의 기적’. 소암미술관 제공
류신 작가의 작품 ‘화이트 가이너의 기적’에서는 한 소녀의 부모가 그의 스펙트럼을 극복하기 위해 나서 어느 날, 신비로운 곳인 화이트가든을 발견한다. 이곳은 마음을 치유하고 예술로 변화를 불러오는 특별한 장소다. 가족은 그와 함께 예술 작품을 만든다. 소녀는 예술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내면의 평화를 찾아가게 된다.

박정일 작가의 ‘가족’은 세 잎 클로버를 통해 나오는 행복과 반려동물인 개와 고양이들의 다양한 표정과 움직임을 담았다. 식물과 동물, 일상의 순간들에서 느낄 수 있는 소소한 행복과 안락함 등 다양한 감정과 인상들이 화면을 채운다.

박희정 작 ‘복덩이 바나나’. 소암미술관 제공
박희정 작가의 ‘복덩이 바나나’는 어릴 적 자주 먹고 싶었던 노란색 과일, 바나나를 추억으로 소환해 바나나의 색, 형태, 감정, 희망의 의미를 부여한 그림이다. 박 작가가 이를 통해 전달하고자 한 가장 큰 이야기는 희망이다. 삶, 희망, 바나나가 하나 돼 자신의 일생 속에서 일어나는 파장들을 회화와 조각으로 표현하고 그 여운은 관람객의 몫으로 남겨둔다.

홍자경 작 ‘가방45’. 소암미술관 제공
홍자경 작가는 타인과 다르다는 점에서 느끼는 소외감을 해소하기 위해 자신의 삶을 이해하려는 노력의 과정이 작업으로 이어진다. 철학자들은 사람들의 과시욕구, 인정욕구, 소유욕구와 같은 욕망의 실체가 인류 발전과 변화의 원동력으로써 행동을 실행하는 힘이라고 규정해 왔다. 홍 작가의 ‘가방’은 외부 세계의 멋진 가방을 든 인물이 가르쳐준 욕망이 자신의 것이라고 믿고 있지는 않은지, 진정 내가 바라는 욕망이란 무엇인지를 되돌아보게 한다.

소암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에서 다섯 명의 작가가 펼쳐낸 작품 세계를 보고 창조의 원동력과 생의 약동을 느끼게 될 것”이라며 “관객들이 자신의 삶의 몫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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