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목포대, 캠퍼스 내 ‘자급자족 커뮤니티’ 구축 눈길
수요자 중심 '캠퍼스 코쿠닝' 조성
도서관, 학습·문화·휴식시설 갖춰
IT 카페·개인용 캐럴·팀 학습실 등
책마당·작은 영화관·캠핑마루 구축
"지역대학의 부족한 인프라 보완”
입력 : 2024. 09. 10(화) 14:47
국립목포대학교는 ‘캠퍼스 코쿠닝’ 개년을 적극 도입해 도서관에 책마당, IT카페, 영화관 등 다양한 특화시설을 갖춰 지역대학에 부족한 인프라를 효과적으로 보완하고 있다. 목포대 제공
국립목포대학교가 도서관에 학습 ·문화·휴식 등 다양한 특화 시설을 구축해 자급자족 커뮤니티 조성에 나서고 있다. 국립목포대 전경. 목포대 제공
학교 주변 인프라가 부족한 지방 대학은 학생들이 환경·정서적으로 만족스러운 대학 생활을 즐기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혁신적 접근법이 바로 ‘캠퍼스 코쿠닝(Campus Cocooning)’이다.

‘코쿠닝(cocooning)’이란 누에고치를 의미하는 영어 단어 ‘코쿤(cocoon)’에서 파생된 신조어로, ‘현대인들이 부족하거나 위험한 외부 세상에서 벗어나 안전하게 마련된 공간을 선호하는 사회 현상’을 의미한다. 코쿠닝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디지털 라이프 스타일의 확산으로 사회의 여러 산업 구조에 긍정적인 문화 중 하나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이 개념을 인프라가 부족한 대학 환경에 적용하면 대학은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캠퍼스 내에서 제공할 수 있는 ‘자급자족의 커뮤니티’로 기능하게 되는 것이다.

●‘캠퍼스 코쿠닝’의 글로벌 적용

미국과 유럽의 여러 대학은 이미 ‘캠퍼스 코쿠닝’ 개념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미국 미네소타주 덜루스에 위치한 미네소타 대학교 덜루스 캠퍼스는 지역 여건을 고려해 다양한 캠퍼스 내 시설을 제공하고, 자연과의 조화를 강조한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다. 덜루스 캠퍼스는 특히 야외 프로그램과 레크리에이션 활동이 가능한 시설을 통해 학생들이 외부 환경과 캠퍼스 내부에서의 삶을 효과적으로 연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스웨덴 룬드대학교가 자리하고 있는 룬드라는 도시는 비교적 작지만 일종의 캠퍼스 코쿠닝을 통해 학생들이 캠퍼스 내에서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룬드대학교의 주요 코쿠닝 공간으로는 학문적 성취와 사회적 교류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모나드 타워(Motesplatsen i Lund)’, 20여개의 도서관으로 구성된 ‘룬드 도서관 시스템(Lund University Libraries)’, 다양한 예술 전시회와 공연, 영화 상영 등을 통해 학생들이 캠퍼스 내에서 풍부한 문화적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마련한 ‘문화 센터(Kulturens Hus)’ 등이 있다.

핀란드 알토대학교는 헬싱키 외곽의 오타니에미 캠퍼스에서 캠퍼스 코쿠닝 개념을 적극 도입해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학습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다양한 학문 분야의 학생들이 협업해 창의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알토 디자인 팩토리(Aalto Design Factory)’, 학생들이 외부 자원에 의존하지 않고도 창업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도록 마련된 ‘알토 베이스(Aalto Ventures Base)’ 등이다. 학생들이 캠퍼스를 벗어나지 않고도 학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24시간 개방된 연구실을 갖춘 ‘알토 도서관(Otaniemi Library)’ 역시 일종의 캠퍼스 코쿠닝 개념을 실천한 대표 사례다.

● 자급자족 혁신적 모델 ‘목포대’

국내에서도 이같은 ‘캠퍼스 코쿠닝’을 운영하는 대학이 있다. 국립목포대학교는 ‘도서관’을 중심으로 캠퍼스 내 인프라를 확충하고, 학생들이 캠퍼스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수요자 중심 환경’을 조성했다.

현재 목포대 도서관은 단순한 학습 공간의 개념을 넘어 개인화된 콘텐츠를 제공하는 커뮤니티 허브로 기능하고 있다. 약 4800평 규모의 목포대 도서관은 70만권의 장서와 8000여종의 연속간행물을 소장하고 있으며, 학습 ·문화·휴식 등 다양한 특화 시설을 갖추고 있다.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IT 카페’는 최신 기술 및 혁신을 체험하고 전시까지 가능하게 만든 공간이다.

개인 학습용 ‘캐럴(carrel)’은 집중력 있는 학습을 위해 설계된 1인 공간으로, 학생들이 방해받지 않고 자신의 학습에 몰두할 수 있도록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한다.

‘팀 학습실’은 그룹 스터디, 토론, 세미나를 위해 다양한 디지털 기기를 비치해 팀 단위 협업과 상호작용을 효과적으로 지원한다.

‘집중학습실’은 심화 학습이 필요한 학생들을 위해 설계됐으며, ‘노트북 열람실’은 노트북 작업에 최적화된 전용 열람실로서 학생들이 이곳에서 자유롭게 온라인 학습과 프로젝트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했다.

문화 공간들도 눈에 띈다.

‘책마당’은 ‘코엑스의 별마당’을 연상시키는 개방형 열람실이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독서를 즐길 수 있도록 고안됐다.

또 ‘작은 영화관’은 문화적 경험을 통해 학생들이 정서적 풍요로움을 추구할 수 있도록 매주 화요일 오전 11시30분부터 다양한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작은 영화관은 재학생과 교직원은 물론 지역 주민들에게도 개방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국립목포대학교가 조성한 캠퍼스 코쿠닝 문화공간
대표적인 휴식 공간으로는 ‘캠핑마루’가 있다. 이곳은 일종의 실내 캠핑장으로 하루 평균 수백 명의 학생들이 찾는 인기 공간이다. 라면이나 달걀 등 ‘캠핑 음식’이 제공되며, 학생들이 일상에서 벗어나 색다른 경험을 통해 휴식과 여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마련됐다.

도서관의 층마다 마련된 ‘빈 백(Bean Bag)’ 역시 학생들의 휴식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이런 시설들이 특별한 이유는 도서관이 단순히 학습 공간에 그치지 않고, 학생들에게 특별한 주제나 경험을 중심으로 고유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하나의 ‘콘텐츠’로서 기능하는 것이다. IT 카페는 기술과 혁신, 캠핑마루는 일상의 탈출과 휴식, 작은 영화관은 문화와 예술의 이야기와 학습 및 체험을 선사한다는 것이다.

국립목포대 김선화 도서관장은 “도서관 내 각 공간은 단순한 물리적 장소의 개념을 넘어서, 학생들이 다양한 감각과 지적 자극을 경험할 수 있도록 다차원적 콘텐츠로서 작동한다”며 “이는 학생들에게 더욱 풍부하고 의미 있는 캠퍼스 생활을 제공하며, 더 나아가 지역 대학에서 부족한 인프라를 효과적으로 보완해 대학 생활의 전반적인 질을 향상시키는 데 크게 이바지한다”고 설명했다.

●지역대학 한계 극복 대안으로

국립목포대학교가 조성한 캠퍼스 코쿠닝 학습공간
국립목포대의 사례는 캠퍼스 코쿠닝이 단순히 학생 복지를 넘어 지역 대학의 발전과 지역 사회와의 연대를 강화하는 효과적인 전략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캠퍼스 내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올인원(All-in-One)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학생들은 보다 나은 대학 생활을 누릴 수 있게 되며 대학은 지역 사회의 중심으로서 역할을 강화할 수 있다.

이러한 접근은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 사회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중요한 전략으로 작동할 수 있다.

국립목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이영희 교수는 “캠퍼스 코쿠닝은 지역 인프라가 미비한 상황에서 대학에 활력을 불어넣는 참신한 방안으로 고려될 필요가 있다”며 “대학이 외부 환경에 의존하지 않고도 학생들에게 최고의 학습과 문화생활 환경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미비한 인프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많은 지역 대학은 캠퍼스 코쿠닝 모델을 통해 환경적 한계에 유연하게 대응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랴며 “대학이 지역 사회와 조화를 이루는 발전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목포=정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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