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제로' 성영탁, KIA 불펜의 새로운 믿을맨
10이닝 무실점 행진…철벽 투구
줄부상·불펜 난조 속 보물 발견
부산고 출신 10라운드 96순위
추격조 넘어 필승조 진입 기대
입력 : 2025. 06. 10(화) 14:33
KIA 타이거즈 성영탁이 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홈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KIA 타이거즈가 주전들의 줄부상 속에서도 뜻밖의 ‘보물’을 발견했다. 2군에서 콜업된 투수 성영탁(21)이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며 불안한 불펜진 속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성영탁은 10일 오전 현재 1군 8경기 10이닝 무실점이라는 인상적인 성적을 기록 중이다. 지난달 20일 KT전에서 1군 데뷔전을 치른 이후, 위기 상황 속에서도 침착한 투구로 존재감을 각인시키며 ‘미스터 제로’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특히 최근 KIA가 불펜 난조와 주축 이탈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가운데, 성영탁의 안정감 있는 피칭이 팀에 큰 힘이 되고 있다.

KIA는 올 시즌 불펜이 패한 경기만 13경기, 동점·역전 허용도 14차례에 달할 정도로 흔들리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성영탁은 ‘대체자원’ 이상의 가치를 입증하며 필승조 자원으로까지 부상하고 있다.

앞서 성영탁은 지난달 20일 정식 선수로 전환한 후 KT와의 원정 경기에서 데뷔전을 가졌다. 이날 성영탁은 6회말 마운드에 올라 주자 2명을 뜬공과 땅볼로 처리했다. 이어 안타와 볼넷을 내주며 위기 상황에 몰렸지만, KT 3번 타자 안현민을 상대로 커브를 던져 땅볼로 잡아냈다.

그는 지난달24일 삼성전과 28일 키움전에서도 각각 0.2이닝, 0.1이닝 무실점 호투를 기록했다.

성영탁의 호투가 이어지자 이범호 감독은 지난달 30일 KT전부터 그를 승부처인 상황에서 투입하기 시작했고, 성영탁은 6회말 등판해 2이닝 무실점 호투로 화답했다.

두산과 한화를 상대로 한 지난주 경기에서는 팀의 연속 위닝 시리즈 달성에 기여했다. 3일 두산전에서는 6회말 두 명의 주자를 뜬공과 스트라이크 낫 아웃으로 잡아낸 뒤 유격수의 실책으로 주자를 내보냈지만 흔들리지 않는 투구를 펼쳤고, 4일 두산전에서도 6회말 삼자범퇴를 성공시키며 위닝 시리즈 조기 확정에 기여했다.

7일 한화전에서도 0.1이닝 무실점 투구를 선보인 그는 8일 한화전에서는 2.1이닝 5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간 양현종의 바톤을 이어받아 한화 강 타선을 상대로 2.2이닝 동안 무실점 역투를 펼쳐 팀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부산고 출신의 우완 사이드암 투수인 성영탁은 2024 신인드래프트 10라운드 96순위로 KIA에 입단했다. 프로 선수로 데뷔하기 전 큰 주목을 받던 선수는 아니었지만, 입단 후 꾸준히 성장하더니 1군 무대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잦은 볼넷으로 흔들리는 KIA 불펜진 사이에서 움직임 좋은 투심과 대담한 투구을 앞세워 이범호 감독의 눈도장을 받고 있다.

이같은 활약에 팬들은 그를 ‘미스터 제로’라 부르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으며, 내부에선 벌써부터 추격조를 넘어 필승조 진입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민현기 기자 hyunki.min@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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