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지하철 시위 재개에 서울시 강력 대응 방침
관련 민원 245건 접수… 형사 고발·민사 소송 예고
입력 : 2025. 04. 21(월) 16:06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와 회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동대문 방면 승강장에서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약 1년 만에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하면서 극심한 혼란을 빚은 가운데 서울시가 형사 고발과 민사 소송 등 강력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전장연은 21일 오전 8시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동대문 방면 승강장에서 제62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를 열었다. 이에 운영사인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이 저지를 시도했으나 시위 참가자 일부가 탑승을 시도하면서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시위에서 “1년을 기다리며 장애인 권리를 보호하는 제도를 만들어 달라고 국회에 이야기했다”며 “제대로 예산을 반영할 수 있는 법안을 제출했음에도 한 건도 통과시키지 않았다. 우리는 다시 출근길에 지하철을 타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와 함께 참가자들은 지하철 탑승을 저지하려는 경찰,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에게 ‘나와라’를 외치며 몸싸움까지 펼쳤다. 이 과정에서 연행된 사람은 없으나 지하철 문이 닫히지 않아 지연 운행이 이뤄졌고, 오전 9시2분부터 24분까지 하행선 열차가 혜화역을 무정차 통과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같은 노선의 오남역과 선바위역에서도 함께 시위가 열려 이날 오전 8시부터 약 35분간 열차가 운행하지 못했고, 전장연과 서울교통공사가 질서 유지에 합의하면서 뒤늦게 정리돼 참가자들은 오전 9시28분부터 지하철에 차례로 지하철에 탑승해 9호선 국회의사당역으로 향했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11시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본관에서 각 정당에 정책 요구안을 전달한 뒤 오후 1시에는 이룸센터로 이동해 전국장애인부모연대가 주최하는 집중결의대회에 동참했다.

전장연이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에 나선 것은 지난해 4월8일 이후 약 1년 만이다. 전장연은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중단하는 대신 승강장에 죽은 것처럼 드러누워 장애인 권리 입법을 촉구하는 다이인 방식의 행동에 나섰으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로 인한 열차 지연 손실 피해액은 약 2100만원으로 추정된다. 대응 과정에서는 직원이 다쳤고, 오전 7시부터 10시까지 관련 민원 접수도 245건에 달한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혜화역과 오남역, 선바위역 모두 관할 경찰서에 형사 고발한 뒤 손해 배상과 업무 방해에 대한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하철은 서울 시민뿐만 아니라 수도권의 출근길을 책임지는 중요한 대중교통”이라며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 등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정승우 기자 seungwoo.jeong@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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