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대자연의 숨결 담은 작가의 투박한 붓놀림
●'무등산 사계-수묵으로 피어나는…’전
김용준 화백, 소암미술관 전시
한국 남종화 맥 잇는 대표화가
사계절 담아낸 수묵화 20여점
입력 : 2025. 04. 20(일) 18:01
김용준 작 ‘무등산 수묵하경’. 소암미술관 제공
김용준 작 ‘무등산 춘경’. 소암미술관 제공
수묵으로 대자연의 숨결이 피어난다. 남농 허건의 제자로 알려진 금당 김용준 화백의 손끝에서 탄생한 수묵의 세계가 소암미술관에서 펼쳐진다. 다음달 18일까지 광주 남구 소암미술관 제1·2전시실에서 열리는 ‘무등산 사계 - 수묵으로 피어나는 대자연의 숨결’ 전이다.

이번 전시는 김 화백이 투박하고 괴력 있는 붓놀림으로 담아낸 수묵 20여점을 선보이는 자리다. 전시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무등산 대자연의 숨결을 사계절의 변화에 담아 수묵으로 풀어냈다.

소암미술관이 올해 첫 전시로 이번 전시를 기획한 이유는 만물이 소생하는 을사년을 무등산으로 더욱 조명하기 위해서다. 광주, 담양, 화순에 걸쳐 있는 국립공원 무등산은 서석대와 입석대, 광석대 등 주상절리를 포함한 기암괴석들이 태고(太古)한 공간이자 다양한 동물과 식물, 사찰과 누정, 문화재 등의 터전이다. 이처럼 수많은 생명과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까지 변화 속에서도 모든 것을 포용하며 견뎌온 긴 역사를 간직한 곳이 무등산이다.

김용준 작 ‘무등산 만추’. 소암미술관 제공
김용준 작 ‘무등산 노송’. 소암미술관 제공
김용준 작 ‘무등산 잔설’. 소암미술관 제공
예로부터 광주·전남을 예향이라고 부르듯 시대별로 이름 높은 시인 묵객들도 많이 배출됐다. 전통적으로 호남지역에는 시(詩)·서(書)·화(畵)가 풍성하게 꽃을 피웠는데 특히, 조선 말기 시·서·화·인(印)의 대가 추사 김정희의 제자 소치 허련으로부터 시작된 진도 운림산방(雲林山房)의 남종화는 미산 허형, 의재 허백련, 남농 허건에 이르기까지 한국 남종화의 맥을 이어왔다는 평가다.

금당 김용준은 이같은 남종화의 유산을 이어받아 수묵산수화를 개척해 온 지역의 대표적인 화가로 꼽힌다. 1956년 진도에서 태어난 그는 20대에 남종화의 대가 남농 허건으로부터 전통 남종화풍을 사사한 뒤 묵향에 50여년의 세월을 쌓아 왔다.

이번 전시를 통해 그는 무등산을 바라보며 화업을 이어오게 된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도심 가까이에 자리한 유네스코가 인정한 세계의 보고(寶庫)이자 유산인 무등산의 모습을 심도 있게 재조명하는 뜻깊은 시간이 될 전망이다.

정동화 소암미술관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에서 무등산의 사계를 금당 김용준 화백의 손길에서 그려낸 수묵 작품들을 선보인다”며 “많은 관람객이 전시장을 찾아 남종화의 명맥을 이어 오고 있는 김 화백의 화업을 확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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