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골목식당 울리는 '노쇼 사기' 엄벌 처해야
4월만 31건 집중
입력 : 2025. 04. 27(일) 18:40
광주에서 발생한 ‘노쇼 사기’가 심각한 수준이다. 경기침체로 하루하루 버티는 골목식당들을 겨냥해 공공기관을 사칭, 대량 주문을 한 뒤 나타나지 않는 방식으로 피해를 입히고 있다. 최근 4개월 동안 광주에서만 38건, 피해액은 360만 원에서 6600만 원까지 다양하다. 특히 4월에만 31건이 집중돼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기범들은 군부대나 교도소, 소방본부 등을 사칭해 신뢰를 얻고, 도시락이나 음식을 주문한다. 이후 위조 공문서와 신분증을 들이밀며 전투식량, 방탄조끼 같은 물품 대리구매를 요구하고 사라진다. 결국 음식값은 물론 재료비, 인건비까지 업주 몫이 된다. 피해자들의 생계에 직접 타격을 가하는 악질적인 범죄다.

골목식당들은 이미 고물가, 고금리, 소비위축 3중고에 허덕이고 있다. 이들에게 대량 주문은 생존의 희망과도 같았다. 그러나 이 희망을 교묘히 악용해 절망으로 내모는 범죄를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음식은 만들어버리면 되돌릴 수 없는 소비재다. 피해를 입어도 법적 구제는 쉽지 않고, 민사소송은 시간과 비용이 너무 크다. 광주경찰은 서부경찰서를 집중 수사관서로 지정해 수사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사후 대응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음식점들은 대량 주문 시 선결제나 예약금을 요구하고, 주문자의 소속을 반드시 공식 번호로 확인하는 등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도 피해 신고 창구를 일원화하고, 긴급 지원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

노쇼 사기는 단순한 거래 분쟁이 아니다. 서민 생존권을 무너뜨리는 중대한 범죄다. 특히 공공기관을 사칭해 사회적 신뢰까지 뒤흔든 만큼,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 검찰과 법원은 단순 피해 금액이 아니라 ‘서민 생존권 침해’라는 본질을 중대하게 고려해 엄정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 범죄자들에게는 반드시 무거운 철퇴를 내려야 한다. 수사기관은 끝까지 추적해 일벌백계해야 하며, 골목식당들이 더 이상 눈물 흘리는 일이 없도록, 피해자가 단 한 명도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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