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현장 추모객 발길…"참사 재발 안돼" 눈물
철조망에 검은 리본과 편지 묶여
희생자 위로하는 간식, 음료 등도
"희생자 영원한 안식과 평안 빌어"
희생자 위로하는 간식, 음료 등도
"희생자 영원한 안식과 평안 빌어"
입력 : 2025. 01. 11(토) 16:15
11일 찾은 무안 망운면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사고현장 인근에 희생자들을 위로하는 차례상이 놓여있다. 이정준 수습기자
11일 찾은 무안 망운면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사고현장 인근 철조망에 추모문구가 적힌 리본이 묶여 있다. 이정준 수습기자 |
11일 오후 무안 망운면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인근.
매서운 겨울 바람에도 불구하고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들을 위로하기 위한 추모객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사고 현장 앞에는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차례상이 마련됐고, 비통한 표정의 추모객들은 경건하게 향을 피우고, 술을 따르며 고인들의 명복을 빌었다.
활주로를 두르는 철책에는 수많은 검은 리본과 희생자들의 안녕과 영원한 평안을 비는 내용의 편지 등이 묶여있었다. 편지는 ‘좋은 곳으로 가셔서 영면하시기를 빈다’, ‘억울함이 없도록 사고 원인을 밝히겠다’ 등의 내용이 주를 이뤘고, 일부는 ‘사랑하는 나의 매제, 천국에서 편히 쉬거라’, ‘네 몫까지 열심히 살겠다. 나중에 꼭 천국에서 다시 만나자’는 등 지인이나 가족이 남긴 것으로 보이는 애절한 사연도 담겼다.
철책 앞으로는 각종 간식류와 음료, 담배와 주류 등 희생자들이 생전 좋아했던 것으로 보이는 기호품이 놓여 있었다. 최근 급격히 떨어진 기온에 그들이 떨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가져다 놓은 핫팩도 함께 자리했다.
특히 이번 사고로 많은 어린이와 학생들이 희생되면서, 그들을 추모하고 기리기 위해 놓인 애니메이션 캐릭터 장난감과 인형 등도 있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추모객들은 철책에 묶인 편지의 내용을 하나하나 읽으면서 깊은 슬픔에 잠겼고, 일부는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보이기도 했다.
수많은 추모객 중 한파를 뚫고 먼 타지에서 달려온 이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울산에서 온 오무홍·김수현(56·55)씨 부부는 “너무도 참담한 사고에 현장을 찾아 희생자들을 위로하고 싶은 마음에 무안을 찾았다. 가족여행을 다녀왔던 분들이 희생자의 대부분이어서 더욱 안타깝다”면서 “사고현장을 직접 와보니 당시 그들이 얼마나 두렵고 아팠을지 가늠이 되지 않아 눈물만 흘렀다. 다시는 이런 안타까운 사고가 없어야만 할 것”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고창에서 온 정은상(61)씨도 “너무 답답하고 참담한 마음에 무안을 찾아왔다. 사고 현장을 보니 소식을 처음 접했던 당시의 충격이 상기된다”며 “다시는 있어서는 안될 끔찍한 사고다. 유가족들의 고통을 감히 헤아릴 수 없다. 희생자들의 영원한 안식과 평안을 빈다”고 밝혔다.
무안=윤준명 기자·이정준 수습기자